인천에 사는 직장인 박모(29)씨는 차갑게 느껴진 메탈 소재의 시계줄을 가죽으로 바꾸려고 근처 백화점을 방문했다. 가죽 시계줄 가격은 10만5,000원. 구입 후 계산대에서 포인트 적립을 요구했지만, 직원은 "이건 구매가 아니라 애프터서비스(A/S)여서 포인트 적립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박 씨는 "A/S든 뭐든 고가의 부속품을 구매한 것인데 포인트 적립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했지만 직원은 규정상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박 씨는 일단 집에 돌아왔지만,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아 백화점측에 다시 따졌다. 그제서야 백화점측은 "직원의 실수였다. 시계줄 교체는 구매개념으로 간주해 적립이 가능하다"고 했다.
백화점마다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적립기준이 명확하자 않아 소비자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뭐가 적립대상인지 제외대상인지 제대로 공지되어 있지 않고, 매장직원들조차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정당한 적립권한을 놓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12일 현재 백화점 별 포인트 적립제도를 보면 ▦롯데백화점은 롯데카드 결제 시 구매액의 0.5%, 현금ㆍ상품권ㆍ타사카드 결제 시 0.1%를 적립해주고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카드로 결제 시 1,000원 당 1점을 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구매금액 1,000원 당 1점을 쌓아준다.
하지만 포인트 적립에 대한 안내는 자세한 데 반해 적립제외에 대한 고지는 미흡했다.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정도가 홈페이지 상에 "안경점, 약국 등 일부 임대매장의 결제는 포인트 적립이 안 된다"고 설명해 둔 정도다.
백화점 내에 있어도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임대매장은 대부분이 포인트 적립을 해주지 않는다. 문화센터 수강료, 수선점 수선비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제대로 공지된 곳은 별로 없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로 잡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경우 포인트가 적립된다고 보면 되는데 솔직히 고객 입장에서는 해당 부서에 일일이 물어보지 않고는 사실상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부속품 구매와 같은 모호한 상황에서는 소비자가 매장 직원 중 '누가 목소리가 큰 가'에 따라 좌우되기도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제삼지 않는 고객은 그냥 넘어가고, 계속 따지고 요구하는 고객은 적립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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