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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훈훈한 '김장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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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훈훈한 '김장 캠페인'

입력
2013.11.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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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을 앞두고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대풍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공급과잉 때문에 배추와 무, 마늘 가격이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년의 역설'이 또다시 벌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김장 담그기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13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김장철 성수품 지수는 88.2로 예년(5개년 평균)보다 11.8포인트 하락했다. 김장철 성수품 지수는 ▦배추, 무, 건고추, 마늘 등 주재료와 ▦쪽파, 생강, 당근 등 부재료, 총 11개 김장품목 가격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수가 100을 넘을 경우 5개년 평균보다 시세가 높다는 뜻이고, 100이하면 그만큼 값이 싸다는 의미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김장철을 앞둔 11월, 채소값이 이렇게 부진한 건 '태풍 없는 여름'때문이다. 채소작황은 여름과 가을 태풍여부에 따라 좌우되는데, 올해는 큰 태풍이 없고 일조량이 많았던 덕에 어느 해보다도 수확량이 많았다. 무려 37년의 대풍이란 분석도 나왔다. 게다가 지난해 채소값 폭등사태로 농가들이 올해는 재배량을 크게 늘렸는데, 날씨마저 좋아지면서 오히려 공급과잉을 부채질하게 됐다.

그 결과 가격은 가히 폭락세다. 배추(10㎏·상)는 가락시장 도매가격기준 지난 해 7,051원에서 4,771원으로 32%나 떨어졌고, 무(10개)의 경우 지난 해 8,702원에서 4,170원으로 반토막(52%)이 났다. 건고추(화건 600g)는 37%, 마늘(저장형난지 1㎏)은 49%, 쪽파도 25% 떨어졌다. 갈수록 김장을 담그는 가정이 줄어드는 추세에서, 풍작으로 공급까지 늘어났으니 가격이 곤두박질치게 된 것이다.

농민들로선 이 시세라면 생산 원가조차 뽑기도 힘든 실정. 그러다 보니 "풍년이 더 괴롭다" "차라리 밭을 갈아 엎는 게 낫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형유통업체들은 14일부터 본격적인 김장 담그기 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료 값이 어느 때보다 싼 만큼 소비자들은 직접 김장을 담가서 좋고, 농가들은 판매가 늘어 좋은 윈-윈의 기회"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14일부터 27일까지 본격 김장행사에 돌입한다. 통큰절임배추(10㎏)를 비슷한 품질의 절임배추보다 10%가량 저렴한 1만6,000원에 판매하는데, 올해는 젊은 층이 직접 김장을 담그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해 지난 해보다 물량을 3배 가량 늘렸다.

이마트도 148개 전 점에서 14일부터 1주일간 배추 150만통, 다발무 30만개 등 김장용 채소를 최대 50%할인한다.

홈플러스는 14일부터 3주간 전국 138개 점포와 인터넷몰에서 배추와 무, 고춧가루 등 13개 김장재료를 최대 반값 수준으로 할인 판매한다. 햇배추와 햇무는 개당 1,000원, 고춧가루(1㎏)는 1만9,800원에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15~17일 수도권 8개 점포에서 김장재료 산지 직송전을 열고 주요 김장재료 10개 품목을 최대 60%할인한다. 지난해 한 포기에 3,900원에 판매했던 배추는 올해 3포기에 4,500원에 특가로 선보인다.

농협유통은 14~17일 김장재료 수산물 산지직송전을 통해 김장용 생굴(100g)은 1,480원에, 생새우(100g)는 1,680원 등에 할인 판매한다.

온라인도 가세, 옥션은 15일까지 전남, 충북의 산지별 절임배추 총 1만포기를 절반 값인 1만9,900원에 한정 판매한다.

이마트 민영선 신선식품 담당 상무는 "유통업체들이 준비한 김장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은 전년보다 최소 20~30%가량 하락한 가격으로 김장을 담글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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