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6ㆍ뮌헨 국립음대)씨와 피아니스트 손열음(27ㆍ하노버 국립음대)씨가 두 사람의 이름을 내건 첫 듀오 콘서트를 연다. 12월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전남 순천, 경남 거제, 울산 등지에서 총 7회에 걸쳐 열리는 이들의 연주회 '판타지 포 투'는 잇단 외국 거장 음악가의 연주회 못지않게 클래식 팬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스타 연주자이자 음악계 단짝인 이들의 음악 궁합이 호기심을 자아내서다. 독일 거주 중 일시 귀국해 최근 기자들과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치켜세우기에 바빴다.
음악 신동으로 자라며 서로의 존재는 알았지만 두 사람이 친분을 맺은 것은 손씨가 한국예술종합학교 3학년이던 2004년 강씨가 같은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이후 2010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바이올린콩쿠르(클라라 주미 강),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피아노콩쿠르 준우승(손열음) 등 권위 있는 국제 콩쿠르를 휩쓸며 한국의 대표 연주자로 성장해 온 이들은 2011년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첫 듀오 연주를 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단 5분 길이의 현대곡인 윌리엄 볼컴의 '위대한 유령'을 연주하며 서로에게 매료됐고 지난해 클라라 주미 강의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우승 특전 연주회가 열린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도 함께 섰다. 협연자인 일본 피아니스트가 갑작스레 일정을 취소하자 그를 대신할 사람으로 강씨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당연히 "열음 언니"였던 것.
레퍼토리는 "말 필요 없이 눈빛만 봐도 아는"(손열음) 두 사람의 호흡이 돋보일 곡들로 골랐다.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판타지 C장조'는 "한 번쯤 만나 연주하는 파트너와는 도저히 시도할 수 없는 대곡"(강주미)이다. 뛰어난 기교가 요구되는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역시 서로를 향한 신뢰가 바탕이 된 선택이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27번 C장조', 후바이의 '카르멘 판타지'도 들려준다.
주목 받는 젊은 연주자들의 일시적인 이벤트 성격의 연주회로 비칠 수도 있지만 이들은 "평생 함께할 생각"이란다. "왜 여자 연주자는 든든하게 남자 파트너와 협연해야 한다고만 하시나요? 저희는 듀오 음반도 내고 외국에서도 같이 활동하고 싶어요."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