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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40만원… 고삐 없는 금융사 CEO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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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40만원… 고삐 없는 금융사 CEO 연봉

입력
2013.11.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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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작년에 지주사 회장의 자격으로 11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여기에 자회사인 증권사에서 28억원, 보험사에서 50억원의 급여를 별도로 받았다. 매일 2,440만원씩 받은 셈이다. 이와 별도로 47억원의 배당금도 받았다. 한 해 동안 총 136억원을 챙긴 것이다. 하지만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960억원으로 전년보다 69% 감소했다.

이처럼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보수가 경영성과와 상관없이 계속 치솟자 금융당국이 실적과 무관하게 과도한 연봉을 받고 있는 금융사 CEO 보수에 대해 실태조사와 함께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금융감독원은 65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성과보수현황 및 모범규준 이행실태 점검결과'를 공개하고 불합리한 운영사례를 즉시 시정토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금융회사 CEO의 연평균 보수는 금융지주사가 약 1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투자사 11억원, 은행·보험사는 10억원 수준이었다. 10억원 이상 고액연봉을 받는 대형 금융사만 따로 보면 금융지주사가 약 21억원으로 치솟았고, 보험사 20억원, 은행 18억원, 금융투자사 16억원 순이었다.

금융지주사 중에서도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곳은 27억원을 받은 신한금융지주사였다. 이는 동종업계 최저인 농협 금융지주회장의 3억2,000만원에 비해 9배 가량 많았다.

이 같은 CEO 보수는 일반직원의 20~26배에 달한다. 업종별로 금융지주사 22배, 은행 34.5배, 금융투자사 20배, 보험 26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일반직원에 비해 과도한 보수도 문제지만, 금융사 CEO들의 성과보수가 영업실적 개선 시에는 비례해 증가하지만, 실적하락 시에는 떨어지지 않는 점을 더 큰 문제로 꼽았다. 실제로 일부 회사는 대부분 급여를 고정급으로만 지급해 영업실적에 연동되지 않았다. 현대증권 이사회 의장과 코리안리 대표이사의 경우 각각 연 17억원, 27억원의 연봉을 영업실적과 무관하게 동일하게 지급하는 고정급으로 지급했다.

성과 평가방식을 자의적으로 운영해 CEO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받을 수 있게끔 조치하거나 성과보수 일부 금액을 누락하거나 결산 후 3개월을 초과하는 등 공시를 지연한 경우도 적발됐다. 또 이해관계가 있는 CEO가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해 위원회 운영의 독립성이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금감원은 금융사들의 불합리한 성과보수체계 개선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지도해 나갈 계획이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는 "유럽연합(EU)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경우 CEO의 보수가 일반직원 보수의 10배를 초과하지 못하게 보수 상한 제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CEO 급여가 일반직원의 20~26배까지 되는 것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칙적으로 금융회사 CEO들의 성과보수체계는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지만 현장검사 등을 통해 불합리한 사례는 즉시 시정토록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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