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나돌았던 '100억원'설은 거의 사실이었다. 프로야구 역대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혔던 강민호(28ㆍ롯데)가 사상 최고 금액인 75억원(계약기간 4년)에 롯데에 잔류했다. 계약금만 웬만한 FA들의 총액 규모와 맞먹는 35억원이며, 연봉은 10억원에 이른다.
롯데는 13일 이 같은 강민호와의 계약 사실을 발표했다. 75억원은 2005년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며 4년 최대 60억원에 FA 계약을 했던 심정수를 훌쩍 뛰어 넘는 역대 최고대우다. 특히 전액 옵션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 보장액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금액이다. 올 시즌 기준 연봉 랭킹으로만 따져도 10억원은 한화 김태균(15억원)에 이어 2위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2004년 2차 3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강민호는 통산 1,02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1리, 903안타, 125홈런, 512타점을 기록했다. 골든글러브도 3회(2008, 2011, 2012년) 수상했고,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태극마크를 달며 박경완(SK 2군 감독) 이후 현역 최고의 포수로 평가 받았다. '군 문제를 해결한 20대의 공ㆍ수 겸장 포수'라는 희소성은 강민호의 몸값을 더욱 올렸다. 때문에 FA를 2년 앞둔 지난해부터 몇몇 구단과 '밀약설'이 나돌기도 했으며, 강민호 영입전이 과열될 경우 몸값은 최대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나 롯데는 강민호를 잡기 위해 지난 11일 1차 협상 때부터 FA 중 역대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는 방침을 정했고, 강민호는 총액 규모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만 형성한 뒤'백지 위임'으로 화답해 3차례 만남 만에 계약이 성사됐다.
강민호는 계약 후 "롯데에서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선후배, 프런트, 팬들과 함께하면서 행복하게 야구를 해왔고 넘치는 사랑을 받았으니 팀을 떠난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자존심을 세워주고 마음으로 다가와 준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내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과 그 동안 성원해준 팬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겨우내 열심히 준비해서 팀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배재후 롯데 단장은 "강민호가 1차 협상 때부터 구단에 모든 계약 조건을 일임했기에 기준을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강민호는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이고 팀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잘 수행했기에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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