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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성감별 상용화… 은행 열매 악취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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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성감별 상용화… 은행 열매 악취 "이제 안녕"

입력
2013.11.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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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노란 단풍의 은행나무는 보는 이들의 눈과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준다. 하지만 악취를 풍기는 열매 때문에 암나무는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수나무만 골라 심는 것이 좋지만 묘목일 때 효과적인 구별법이 없어 속수무책이었다.

이 같은 고민은 2015년쯤이면 완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암수를 100%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는 '은행나무 성감별 DNA분석법'이 2011년 국립산림과학원에 의해 개발된 데 이어 내년 중에 민간기술이전을 통한 상용화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11년 개발한 은행나무 성감별 DNA분석법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친 데 이어 내년 중으로 민간벤처기업에 기술이전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6일 밝혔다. 기술을 이전 받은 기업이 인력과 설비를 확충하면 2015년경부터 대량 분석이 가능해지고, 이에 따라 한 그루당 구별 비용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그 동안 열매가 달리지 않는 수그루만 골라 심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열매가 열리기까지 20년 이상 걸려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암그루는 가지가 아래로 처진다'는 속설도 맞지 않아 전문 조경업자들도 '복불복'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과학원의 DNA분석법 개발 소식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 하지만 구별능력 한계라는 현실적 제한에 일선 지자체는 '시범사업'에 만족해야 할 형편에 처했다.

서울 세종로와 영등포 등에서 일부 은행나무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했다. 대구시도 올해 횡단보도 등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있는 암나무 75그루를 교체하고 해마다 이를 확대하기로 했지만 시범사업으로 그칠 형편이다. 연구기관인 과학원의 특성상 시설과 인력의 한계로 3일에 100그루 정도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전체 가로수는 19만1,883그루. 24.6%인 4만7,194그루가 은행나무이고, 이 중 절반이 암나무라고 하면 교체대상은 2만3,000그루가 넘는다. 수백년이 걸려도 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나무 성감별 DNA분석법이 상용화한다면 대구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의 고민은 일거에 해소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과 장경환 연구관은 "과학원은 연구기관이다 보니 지자체의 감별요청이 들어와도 인력과 장비의 한계로 지자체별로 해 줄 수 있는 물량이 연간 100그루 이내"라며 "민간기술이전이 완료되면 단시간에 대량분석이 가능하고 비용도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현재 과학원이 은행나무 1그루를 암수 구별하는 데 드는 '원가'는 1만원 선이지만, 민간기업이 상용화하면 2,000원 내외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암수감별도 조경업자들이 민간기업에 의뢰, 골라낸 수나무만 심으면 간단히 해결된다.

과학원 관계자는 "온갖 암수구별법이 나돌지만 모두 부정확하며, 유전자 분석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머지 않아 가로수 은행나무 악취로 고통 받는 일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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