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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거래 접근 범위 '후퇴' 세수 확보 추정액도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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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거래 접근 범위 '후퇴' 세수 확보 추정액도 '반토막'

입력
2013.11.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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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A씨는 수억원 규모의 차명계좌를 통해 매출을 줄이고 세금을 피해왔다. 그는 비자금 규모가 너무 커질 경우 일부를 자신 명의의 통장으로 옮겼다. 하지만 국세청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비결은 500만원 단위로 쪼개 입금을 하는 것이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고액현금거래보고(CTR)의 기준은 2,000만원, 자금세탁거래 가능성 등의 의심거래보고(STR) 기준은 1,000만원이다. 500만원 단위로 입금을 할 경우 은행은 FIU에 보고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 하지만 A씨는 이 같은 방법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FIU에 제공되는 'STR 기준 금액 1,000만원'이라는 기준이 법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1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7월 국회에서 통과된 일명 FIU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오는 14일부터 시행된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주요 제도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FIU가 보유한 정보를 탈세조사와 체납징수를 위해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이다. 금융위원회 소속인 FIU는 금융권 검은 돈 흐름을 한눈에 파악해 사법 당국에 정보를 제공하는 내부고발 기관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2010년 70억원에 이르는 수상한 자금이 해외 계좌에서 CJ로 흘러 든 사실을 포착해 검찰에 알려준 것이 대표적이다.

FIU는 앞으로 매출액이나 재산·소득 규모(국세청), 수출입 규모(관세청)에 비춰 현금거래 빈도가 높거나 액수가 과다한 경우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탈세 혐의가 있다고 보고 정보를 과세당국에 넘겨주게 된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이 '반 쪽짜리'에 그쳐 세수 확보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세청은 당초 FIU가 보유하고 있는 2,000만원 이상 고액 현금거래인 CTR 자료를 모두 직접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했지만 개인정보 침해 등을 내세운 야당의 반대 등으로 공개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종전보다 금융정보 제공범위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원안과 비교할 때는 상당 부분 범위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FIU를 활용한 세수 확보 추정액도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과세당국은 당초 FIU법 개정을 통해 연간 4조5,000억원, 5년 간 22조5,000억원의 추가세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기획재정부가 이낙연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의 FIU 정보 활용을 통한 세입 증대 효과 추정치는 5년 간 총 11조6,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목표했던 세수 확보를 위해 금융재산 일괄조회 범위를 체납자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자녀, 부모, 거래 당사자 등으로 확대하는 금융실명법 개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금융정보에 대한 접근권한 확대가 필수적이지만 FIU법 개정이 반 쪽짜리로 끝나면서 세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법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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