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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전 총리, 기자회견서 지금 당장 원전 제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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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전 총리, 기자회견서 지금 당장 원전 제로 주장

입력
2013.11.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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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치적 스승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2006년 퇴임한 이후 12일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아베 총리에게 즉시 '원전 제로'를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와 손잡고 원전 반대를 위한 국민운동을 주도할 뜻을 비쳐 아베 총리를 곤경에 빠뜨렸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날 내외신 기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일본기자클럽 회견에서 "즉시 원전 제로로 가는 것이 좋다"며 "(탈원전은) 판단력과 통찰력의 문제로, 총리가 결단하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은 모두 원전 제로에 찬성하고 있으며 반대는 자민당뿐"이라면서 자민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탈원전 시기와 관련해서는 "원전을 재가동하면 핵쓰레기가 또 늘어난다"며 "즉시 원전 제로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총리 재직 시절 원전 추진 정책을 폈던 고이즈미 전 총리는 8월 핀란드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최종처분장을 견학한 뒤 탈원전 전도사로 변신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원전 추진에서 갑자기 탈원전으로 돌아선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에 대해 "일본에서 향후 핵폐기물 처분장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무책임하다"며 "정치인이 원전 제로 정책을 제기하면 지혜로운 전문가가 좋은 안을 내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그러면서도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의지를 지속적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서는 "총리가 잘 대응하고 있다"며 뚜렷한 우익 역사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역대 총리들이 야스쿠니 참배를 보류한 것과 관련해 "그래서 중일관계가 좋아졌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를 두고 중일정상회담을 거부하는 중국에 대해 "때가 되면 중국은 어른스럽지 못한 대응에 부끄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3년 8월 비 자민당 출신으로는 처음 총리가 된 호소카와 전 총리도 12일자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원전 재가동 정책을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핵 폐기물 최종 처분장이 없는 상태에서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는데 반대하는 입장은 고이즈미씨와 같다"며 향후 탈원전 활동을 국민운동으로 전개할 의사를 밝혔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아베 총리가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문제가 통제되고 있다고 한 발언을 두고 "총리의 말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믿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 달 전 고이즈미 전 총리와 회동한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정국 레벨의 논의는 아니다"라며 두 사람의 동반 정계 복귀설 및 탈원전 신당 결성설 등을 부인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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