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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체 단계' 쌍둥이 블랙홀 처음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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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체 단계' 쌍둥이 블랙홀 처음 발견

입력
2013.11.1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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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45억광년(1광년=9조4,670억7,782만km)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쌍둥이 블랙홀을 찾아냈다. 두 블랙홀은 현재 약 2,600광년 떨어져 있는데, 서로 합쳐지기 위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각 블랙홀이 속해 있던 은하(띠 모양으로 수천억 개의 별이 모여 있는 집단) 둘은 20억년을 거치면서 이미 거의 합쳐졌다(은하병합). 은하병합 마지막 단계에서 쌍둥이 블랙홀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은하병합 초기나 종료 후 발견됐다.

연구에 참여한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쌍둥이 블랙홀은 수억 년 뒤 수 광년 거리만큼 가까워진 다음 결국 충돌해 하나의 블랙홀이 될 전망"이라며 "이번 발견이 블랙홀 충돌 연구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주 공간에서 은하들은 서로 충돌하고 합쳐져 더 큰 은하로 진화한다. 은하의 중심부에는 질량이 태양의 100만~100억배에 이르는 거대한 블랙홀이 있는데, 두 은하가 충돌하면 은하 먼저 합쳐지고 블랙홀들은 병합된 은하의 중심부에 쌍둥이처럼 존재한다. 계란 두 개를 한 그릇에 깨면 흰자는 바로 한 덩어리가 되지만, 노른자는 두 개로 남아 있는 것처럼 말이다. 흰자가 은하, 노른자가 블랙홀이라고 보면 된다. 블랙홀 역시 시간이 지나면 결국 합쳐진다. 하지만 워낙 먼 우주인 데다 특히 은하병합 마지막 단계에선 아주 가까이 있기 때문에 웬만한 지상 망원경으로는 쌍둥이 상태의 블랙홀 확인이 매우 어려웠다.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과 유럽남천문대 거대망원경, 최첨단 분광기 등을 총동원해 블랙홀 주변 가스 성분의 위치와 운동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쌍둥이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했고, "형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약 4,000만배, 동생은 약 500만배"라고 추정했다.

블랙홀은 중심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엄청나게 커 어떤 별도, 심지어 빛마저도 빠져 나오지 못하는 천체다.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천문학회지 1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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