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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전 금감원장 "정부, 위기불감증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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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전 금감원장 "정부, 위기불감증에 빠졌다"

입력
2013.11.1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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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57) 전 금융감독원장이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작정하고 비판했다.

권 전 원장은 12일 출간한 저서 에서 "정부는 위기불감증에 빠져 위기인 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대책에 대해선 "인구구조 변화의 큰 흐름을 읽지 못한 정부와 주택건설업체의 판단 미숙이 시장침체 장기화를 초래하는데 한몫 했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공급자 중심 주택정책과 전세 위주 임대주택 정책이 전세대란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세금 정책의 문제점도 조목조목 따졌다. 섣부른 추진으로 무산됐던 소주세율 인상에 대해선 "세금 무서운 줄 잘 알자. 정책 당국자에게는 급할수록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무상복지라는 달콤한 이름으로 국민에게 무임승차 의식을 조장하거나 허황한 환상을 심어줘선 안 된다" 며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수 부족 문제에 대해 "지하경제 양성화도 필요하지만 노출된 세원에 대한 과세 정상화에도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택 임대사업자 과세 강화, 상업용 빌딩 임대소득 과세, 도심빌딩의 과표 재점검 등 해결책도 제시했다.

정치권의 전문성 결여, 의원들의 보신주의 행태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날로 비대해지는 국회의 권한에 비해 입법 활동을 주도하는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의 전문성은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눈치 빠른 일부 부처나 공무원은 법령 제ㆍ개정이 필요한 경우 정부입법보다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하는가 하면, 야당이나 영향력 있는 일부 의원의 반대로 입법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면 아예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는 보신주의 처세술마저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등이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금감원 방문에 대해서도 "많은 후유증을 낳았다. 차라리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을 청와대로 불러 강력한 주문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썼다. 권 전 원장은 행정고시 23회로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에서 33년간 공직을 수행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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