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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데이노케이루스 미스터리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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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데이노케이루스 미스터리 풀렸다

입력
2013.11.1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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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몽골 고비사막 남쪽 알탄 울 지역. 공룡 화석을 찾기 위해 모래바람과 싸우던 폴란드 과학자들이 길이 2.4m의 공룡 뼈를 찾아냈다. 새로운 공룡 뼈 발굴에 전 세계 공룡학자들은 흥분했지만 기쁨도 잠시. 공룡 뼈가 어깨와 앞발뿐이라 어떤 종류의 공룡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무서운 발톱'이란 뜻의 '데이노케이루스 미리피쿠스'라고 이름 붙여진 이 공룡의 정체를 밝히려고 많은 공룡학자가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앞발에 날카로운 발톱이 2개 있는 걸로 봐서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사나운 육식공룡일 것이라는 등 추측만 분분했다.

반세기 가까이 된 미스터리가 드디어 풀렸다. 한국과 몽골이 주도하고 11개국이 참여해 2006~2010년 고비사막에서 공룡 화석 발굴을 진행한 국제공동탐사팀에 의해서다. 탐사팀은 74% 정도 자란 데이노케이루스 공룡의 화석을 다시 발견한 것이다.

탐사대장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은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데이노케이루스는 예상과 달리 초식공룡"이라며 " 지금까지 학계에서 나왔던 예상이 모두 빗나갔다"고 밝혔다.

데이노케이루스는 몸 길이 약 11m, 키 5m로 지구에 살았던 육식 공룡 중 가장 무섭고 사나운 티라노사우루스보다 길이는 다소 작지만 키는 더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관장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척추고생물학회에서 발표했고, 다음 달 4~6일 경기 화성시에서 열리는 '화성 국제 공룡탐사' 심포지엄에서 데이노케이루스의 모습 등 구체적인 내용을 처음 공개한다.

2006~2010년 고비사막에서 진행된 국제공동탐사에서는 데이노케이루스를 포함한 공룡 화석 총 694개, 무게 15톤 분량의 화석이 발굴됐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신종 공룡이 3, 4종 정도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이 관장은 "머리만 발견됐을 뿐 전체 형태는 수수께끼였던 뿔 공룡 바가케라톱스의 생김새를 예상할 수 있는 화석들을 추가로 찾았고, 완벽한 형태의 갑옷공룡 머리뼈가 4개나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부화 직전인 새끼 화석이 함께 들어 있는 공룡 알 둥지 화석도 발굴하는 등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탐사와 연구에 든 30억원의 예산은 화성시가 지원했지만, 발굴 화석이 몽골 정부의 자산으로 귀속된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화석들은 추가 분석을 위해 현재 국내(화성시 공룡알화석지 방문자센터)에 있지만, 연구가 끝나면 몽골에 반환해야 한다.

이 관장은 "우리에게도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화석 복제품을 제작할 권리가 있다"며 "일부 진품 화석은 장기임대 형식으로 국내에 둘 방안을 몽골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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