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의 제왕과 팝의 여왕이 맞붙었다. 에미넴(41)과 레이디 가가(27)가 한 주 차이로 새 앨범을 발표하며 맞대결을 시작했다. 장르는 다르지만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이니만큼 이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남다르다.
지난 5일 신보 '마셜 매더스 LP 2'(The Marshall Mathers LP 2, 이하 MMLP2)를 내놓은 에미넴이 기선을 잡았다. 빌보드에 따르면 이 앨범은 발매 첫 주 70~75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앨범 차트 1위 진입이 확실시된다. 'MMLP2'가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르게 되면 그는 7개의 앨범을 연속으로 1위에 올려놓게 된다.
'MMLP2'는 제목 그대로 그의 대표곡 '스탠'이 실린 '마셜 매더스 LP'(2000)의 속편이다. 전편과 같이 재킷 이미지는 세피아 톤으로 채색된 에미넴의 디트로이트 고향 집이다. 그는 대중음악 전문지 '롤링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속편이라기보다는 귀환에 가깝다"면서 "그때의 분위기와 향수에 관한 곡을 담았다"고 했다. 앨범 프로듀서로는 에미넴의 영원한 멘토 닥터 드레와 록 밴드 메탈리카, 슬레이어, 린킨 파크 등의 앨범에 참여했던 릭 루빈이 나섰다.
평단은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자신감과 성숙함이 담긴 앨범"이라며 별 다섯 개 만점을 줬고, 록 전문지 '스핀'는 "이 앨범은 절대 'MMLP'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10점 만점에 8점을 매겼다. 반면 음악전문 웹진 '피치포크'는 10점 만점에 4.7점을 주며 "에미넴이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 모르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레이디 가가의 정규 3집 '아트팝'(Artpop)은 12일 국내 발매됐다. 앤디 워홀이 예술에 대중문화를 접목시킨 '팝아트'와 반대로 대중문화에 예술을 끌어들였다는 가가는 "새 앨범은 이전 두 앨범과 완전히 다르다"면서 "이번엔 파티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가가의 설명처럼 강력한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으로 가득 찬 '아트팝'은 욕망이 넘실거리는 파티의 현장처럼 들린다. 첫 싱글 '어플로스'와 R&B 가수 알 켈리와 함께 부른 '두 왓 유 원트', 발라드 곡 '도프', 래퍼 T.I.와 투 쇼트 등을 초대해 완성한 '주얼스 앤 드럭스' 등 15곡이 담겼다.
'아트팝'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지만, 전작들에 비하면 미지근한 편이다. 미국 연예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즐겁지만 진부하다"고 했고, 일간지 'USA 투데이'는 "따라 부를 만한 후렴구가 별로 없고 지칠 정도로 쿵쾅대는 리듬이 넘친다"면서 일반 대중보다 열혈 팬을 위한 앨범이라고 평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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