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7일 전국적으로 수능 시험이 치러졌다. 매년 수능 시험 시즌이 되면 느끼는 것이 부모의 자식에 대한 깊은 사랑과 관심이라 하겠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일체의 예외없는 진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된다는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일까, 특히 교육열이 그 어느 나라 보다도 높은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유달리 자식의 대학입학에 대해 관심이 높은 것 같다.
비록 나는 이렇게 살지만 자식만은 좋은 대학을 나온 후에 보다 성공된 삶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이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뭐든지 과하면 문제가 생기는 법인데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로 인해 오히려 그 자식에게 해가 된다면 의도가 어찌되었건 바람직하지 않다 하겠다.
어느 날 재수하고 있는 딸의 진학문제로 전화 상담하신 어머니가 있었다. 그 분의 따님은 줄곧 상위권을 독차지 하다가 갑자기 고등학교 3학년이 된 후부터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상위권에서 줄곧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하던 딸이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어머니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아무리 그 원인을 찾아내려고 해도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딸아이가 삐뚤어진 행동을 한다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는 바른 아이였는데 그러한 행동에 전혀 변화도 없었고 남자친구도 없었기에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알 길이 없었다고 한다.
결국 그 해에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했고 재수하게 되었는데 재수하는 동안 성적이 그다지 좋게 나오지는 않아 부모로써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필자는 그 분 따님의 사주를 확인해 보니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유를 안 순간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잠시 주춤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분의 따님은 사실상 학업운이 내리막길로 접어든 경우에 해당되었다.
학업운이 파쇄(破碎)되면 본인의 타고난 역량 중에서 30%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 경우 아무리 노력을 해도 결과가 허무하게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반드시 파쇄(破碎) 원인이 현실에서 나타나게 되어있는데 이 경우는 딸의 어머니가 그 원인이 되었다.
딸의 사주에 나타난 어머니는 딸과 서로 상극이라, 어머니가 딸인 나에게 일방적으로 고통을 주는 대상으로 나타났다. 딸의 입장에서는 어머니라는 존재가 나를 감싸안아 주고 도와주는 것이 아닌 딸인 자신을 통해 어머니 본인의 사회적 체면과 위신을 세우기 위함이 더 강하다 라고 느끼게 있었다.
전화상이라 딸의 어머니 관상을 볼 수는 없었지만 딸의 사주상에 나타난 부모님은 두 분다 사회적 위상이 매우 높게 나타났으니 당연히 일반인의 부류는 아니었다. 따라서, 자식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편인데다가 부모님 모두 다혈질적인 기질까지 있는 것으로 나오니 딸 입장에서는 부모님이 편안한 대상이 아님은 당연했다.
딸이 고 3이 되던 해에는 딸 입장에서는 정말 최악의 시기였을 것인데 아마도 자살 충동이 자주 나타났을 것이다. 물론, 그 원인에는 어머니가 중심에 있었다.
필자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있는 그대로 말씀을 다 드렸고 "따님은 비록 좋은 대학을 나오더라도 본인 힘으로는 성공하지 못하며 결혼 후 평범한 가정 주부로써의 삶을 살다가 중년 이후 남편의 성공을 보며 위안을 받게 될 것입니다" 라고 하자 딸의 어머니는 "내 딸은 자살을 생각할 만큼 나약한 아이가 아닙니다. 만약 그 당시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엄마인 저에게 고민을 털어 놓았을 거예요. 아마도 많이 잘못 보신 듯 합니다"라며 그냥 전화를 끊어 버리는 것 이였다.
아마도, 화가 많이 난 듯 했다. 필자는 그 어머니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부모로써 부족함 없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었기에 그 만큼 많은 기대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기대와 희망이 무참히 깨지는 말만 들었으니 화가 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필자도 그런 부모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거짓되고 입에 바른 소리나 듣기 좋은 말만 해준다면 결국 더욱 나쁜 상황이 줄기차게 나타날 것이기에 가슴 아프지만 있는 그대로 말씀 드린 것이다.
그 날 이후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그때의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목소리가 아닌 다소 움츠러든 목소리였다.
"딸에게 물어보니 정말 고 3 시기가 고통스러웠다고 하더군요. 자살도 생각했었다고 했고요. 엄마인 저의 기대가 너무 커서 겉으로 표시내지는 않았었지만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하네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이한테는 큰 스트레스로 나타났었나 봐요" 라고 하시며 전화 너머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대학교 졸업 후 그 동안 배운 것 대부분을 써 먹지도 못하는데 너무 과하게 교육하는 것 같다" 라고 외국의 어느 저명한 유명인사가 한국 교육에 대해 말했다고 하는데 필자도 그 말에 공감한다.
지금 우리나라를 이 만큼 성장시킨 근본에는 부모님들의 열정적인 자녀 교육열에 있다고는 하나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은 조금 과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대학 졸업 후 미분,적분을 실 생활에서 꼭 활용해야만 하는 직업이 얼마나 될런지, 영어 회화가 반드시 필요한 직업이 얼마나 될런지는 모르겠으나 보다 효율적인 교육 체계가 이루어 진다면 그때는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본 칼럼을 쓰고 있는 방금, 어떤 분께서 전화 주셔서 본인이 대학원에 가려고 하는데 어떠한지 물어 오셨다. 그 분의 사주를 본 후 "전혀 도움이 되지를 않는군요. 명예적으로나 그 어떤 측면으로 봐도 그냥 돈과 시간만 낭비되는 경우이니 대학원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라고 말씀 드렸다.
최근, 사회 동향을 보아도 유달리 과유불급(過猶不及)과 관련된 상황들이 눈에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때로는 늦은 것처럼 느껴지고 뒤쳐지는 것 같은 생각에 조바심이 날 수 있는데 그럴수록 오히려 천천히 가는 것이 보다 지혜로운 경우가 더 많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
역술인 부경(赴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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