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상도동(김영삼 전 대통령)계와 동교동(김대중 전 대통령)계에 몸을 담았던 정치원로들이 한 목소리로 정치문화 개선을 주장하며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여권의 '신386세대'에 비견되는 '야권 올드보이'들의 귀환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야권의 구도 개편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범야권 정치원로들이 참여하는 범국민운동체인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식 출범을 선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한 독재정치의 부활을 우려하며 "사회원로들이 뜻을 같이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행위를 예방하고 평화를 수호할 수 있는 국민운동과 청장년의 건설적인 사회운동에 밑받침을 놓는데 힘을 모으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민동행은 상도동계의 대표적인 인물인 김덕룡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동교동계의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 등이 주축세력이다. 여기에 이부영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 등 정치원로들이 참여했고 차선각 전 YMCA 연맹 이사장,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 영담 스님 등 종교계 원로들도 가세했다.
국민동행은 "특정 정파와는 관련이 없다"며 정치세력화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국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점적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운동 ▲경제민주화와 정치혁신을 위한 과제 발굴ㆍ정책 제안ㆍ실천 감시 운동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간 연대와 화합을 위한 촉매제 역할 등을 실천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참여 인사 대부분이 야권 성향이라는 점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야권 구도개편 과정의 역할론을 주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과의 가교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다. 제안자로 참여한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도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제대로 가고 언젠가는 함께 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의원 측 금태섭 변호사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거나 공조하면서 함께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동행은 17일 서울 원불교회관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본격 활동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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