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장기 대치로 국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여야를 초월하는 연구모임이 결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차기 당권을 노리는 김무성 의원이 주도하는 모임에 민주당 중진인 원혜영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나란히 참여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이 주도하는 '국회 퓨쳐라이프 포럼'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립 기념식을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포럼은 저출산ㆍ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 복지 등 대비책을 논의하자는 차원에서 김 의원이 창립한 연구 모임이다. 김 의원은 인사말에서 "노인을 국가재정만 축내는 뒷방 늙은이로 방치할 것인지,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젊은 세대와 조화시켜 모든 세대가 행복한 나라로 만들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라고 창립 취지를 설명했다.
김 의원이 주도한 의원 모임으로는 지난 9월 시작한 '근현대사 연구 교실'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의원이 각종 사회 이슈로 보폭을 넓히는 것은 차기 당권을 노리는 김 의원의 정치적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포럼에는 여당 의원 뿐아니라 야당 의원 8명도 함께 이름을 올려 이채를 띠었다. 심지어 민주당 원혜영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김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 참여하고 있다. 원 의원은 이날 기념식에서 "삶과 직결된 고령화 문제에서 여야 의원들이 뜻을 모아야 한다"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심 의원은 인도 출장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 의원은 애초 초당적 포럼을 염두에 두고 야당 의원들에게 접근해 참여를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달 말 원 의원과 심 의원에게 포럼의 공동 대표를 제안했고 두 의원들이 취지에 공감에 동참키로 했다"고 전했다. 포럼에는 여권 중진인 정몽준 의원과 유성걸 의원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어 모임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포럼에는 현정부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을 지낸 최성재 서울대 명예교수와 대통령직인수위원을 지낸 안상훈 서울대교수,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지낸 이각범 한국미래연구원장 등 30여명이 외부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광폭행보가 놀랍다"는 반응이 나놀 정도다.
포럼은 앞으로 ▲노인 일자리 확보 ▲장수 리스크(Risk) 해소를 위한 사회 안전망 구축 ▲의료 접근성 제고 ▲세대간 단절 극복 등의 주제로 한 달에 한번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성재 전 수석은 이날 기조발제에서 "노년 세대를 사회의 주류에 계속 포함시켜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해야 고령화 사회가 지속적으로 유지ㆍ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