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과도정부와 지역 부족들이 동부지역 원유와 수출 항구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아 동부지역 부족들이 연합해 세운 키레나이카 자치정부는 이날 독자적으로 석유를 팔기 위해 정유회사인 리비아석유및가스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때문에 알리 제이단 총리가 이끄는 과도정부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과도정부는 정국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우선 조치로 리비아 전체 원유시설을 재가동해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로이터통신은 과도정부가 원유와 항구 등 동부지역의 통제권을 빼앗기면서 당장 다음달 정부운영비 조달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부지역에서 생산하는 원유량은 리비아 하루 생산량인 125만배럴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리비아 전체 원유의 약 60%가 이 지역 항구를 통해 외국으로 수출된다.
키레나이카 자치정부는 동부지역의 원유 자원을 무기로 연방정부를 세워 통치 권력을 나눠 갖자고 과도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도정부는 이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제이단 과도정부 총리는 키레나이카 자치정부에 "약 10일의 기한을 주겠다"며 "(자치정부가 동부지역에서 철수하지 않을 때는)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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