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1일의 주인을 놓고 벌인 빼빼로와의 전투에서 가래떡 진영이 작전 본부마저 내주며 완패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1월11일은 '빼빼로 데이'가 아니라, '가래떡의 날'이 돼야 한다"며 이날 전국에서 가래떡 먹기 행사를 벌였으나, 정작 농식품부가 있는 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는 빼빼로 잔치가 벌어진 것. 정부 세종청사에는 모두 4개 구내식당이 있는데, 장ㆍ차관실을 비롯해 농식품부 본부 직원 300여명이 근무하는 청사 5동 구내식당을 비롯해 4개 식당 모두에서 이날 점심 때 빼빼로를 나눠줬지만 가래떡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청사 구내식당 관계자는 "더 널리 알려진 '빼빼로 데이'에 맞춰 식단을 준비했으며, 약 3,000여개의 빼빼로가 청사 손님들에게 나눠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내 식당 식단은 안전행정부를 통해 사전에 공개되지만, 농식품부로부터 '가래떡의 날' 행사에 동참에 달라는 연락은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이날 수억원 예산을 들여 서울 광화문과 농협 수도권 5개 마트에서 1만5,000여명 시민에게 가래떡을 나눠주며 '빼빼로 데이'와 맞섰으나, 빼빼로의 기세를 꺾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8년 전부터 시작된 농식품부의 반대 마케팅과 일부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 올해 11월에도 빼빼로 연간 매출액(850억~900억원)의 40% 가량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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