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사립고교 교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재학 중인 딸을 위해 동료 교사에게 부탁,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울산시교육청은 교내 평가고사 OMR카드를 바꾸는 방법으로 학생 성적 조작을 공모한 A고교 교사 2명을 면직(사표)처리하고, 해당 학생은 성적을 모두 0점 처리한 뒤 전학 조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시교육청과 A고교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이 학교의 한 학부모가 "B교사 자녀의 지필고사(객관식) 점수와 서술형 평가 점수가 너무 차이가 나 성적이 조작된 것 같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성적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A고교는 교감과 교사 등 5명으로 구성된 '특별학업성적조사관리위원회'를 꾸리고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학교측은 B교사가 평가업무 담당인 C교사와 공모해 국어, 수학, 사회 과목 성적을 조작한 정황을 포착, 지난달 두 교사를 울산 남부경찰서에 고발했다.
학교측은 자체 조사 결과 "OMR카드 감별기기에 저장된 B교사 자녀의 수학, 사회과목 답안지 이미지파일 필체와 학생 자필이 차이가 있으며, 국어 답안지 OMR카드 이미지파일에 남아 있는 감독 확인 인장의 위치와 답안지 원본의 감독 인장 위치가 다르다"며 수사를 요청했다. 이 학생의 수학 지필고사 점수는 74.9점, 사회 92.6점이었지만 서술형 평가 점수는 각각 46점, 35점으로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해당 교사들을 불러 3개 과목의 성적 조작사실을 확인하고,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교사가 모두 혐의를 인정했으며, 매우 친한 사이로 금품이 오간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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