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것 보다 인재를 위해 나누는 것이 보람있습니다."
영남대를 졸업한 중소기업인이 12년간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 11억여원을 기탁, 선후배 간 끈끈한 정을 잇고 있다. 건축자재 전문제조회사인 ㈜한국호머 이종우(73) 회장은 2000년 6월 이 대학 기계공학부에 1억 원을 기부한 후 지금까지 모두 11억1,300만원을 기탁했다. 이 회장의 호를 딴 '송암 장학생'은 모두 11명으로, 2003년부터 매년 기계공학부 2학년 재학생 중 1명이 졸업 때까지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받고 있다.
지난 9일 이 대학에서는 노석균 총장과 송암장학생들이 중앙도서관 앞 잔디광장의 '송암 이종우 회장 흉상' 건립 1주년을 기념, 이 회장을 초청해 축하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이날 만찬에서도 예정에 없던 장학금 1억 원을 쾌척했다. 송암장학생 1기인 김양현(31ㆍ에너지관리공단 예산실 과장)씨는 영상메시지를 통해 "송암장학생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2기 장학생인 윤정기(29ㆍLG디스플레이 노트북설계 업무)씨는 2006년 1월 이 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군복무 2년간 꼬박 모은 월급 통장과 도장을 통째로 전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에 있던 이 회장은 경북 예천의 군부대까지 내려와 "따뜻한 마음만 받겠다"며 통장을 돌려줬다.
공군 문관으로 재직하던 1964년 영남대 기계공학과 야간과정에 입학한 이 회장은 "공군 문관 연봉과 1년치 대학등록금이 똑같이 3만원이던 시절 주위의 도움으로 학업을 무사히 마쳤다"며 "이제는 갚을 위치"라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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