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수준별 수능을 치른 수험생 김준영(가명)군과 이호준(가명)군은 막판까지 영어 AㆍB형 선택을 놓고 고민했다. '인 서울'을 원했던 김군은 조금만 노력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에 B형을 고수했고, 이군은 전략적으로 A형으로 갈아탔다. 수능을 치른 후 가채점 결과 김군은 B형 5등급, 이군은 A형 1등급을 받았다. 이 두 학생이 AㆍB형을 모두 반영하는 영남대에 지원할 경우 누가 더 유리할까. 입시업체의 분석으로는 영어 B형 5등급 이하는 가산점을 챙기더라도 A형 1등급보다 불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입시정보업체 하늘교육이 올해 수능 가채점 점수를 분석한 결과 영어 B형 5등급의 표준점수 최고점(추정치)은 97점, A형 1등급은 131점으로, B형 학생이 34점의 점수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35.1%의 가산점을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A형 지원자와 B형 5등급 이하는 A∙B형을 모두 반영하는 중위권 이하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로 실질적인 경쟁자가 되기 때문에 이들의 성적을 비교했다.
이 대학들은 B형에 가산점을 주더라도 2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B형 응시자는 성적이 높지 않다면 A형 응시자와의 경쟁까지 고려해 안정 지원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2014학년도 대입 정시에서 이화여대의 조형예술대학(40%)을 제외하고 영어 B형에 가산점을 30% 넘게 주는 대학이 없다. 따라서 가산점을 받더라도 A형 학생을 넘어설 수 없는 B형 5등급 이하부터는 차라리 B형 지정 대학에 원서를 내라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실제 성적 발표시 약간의 변동이 있더라도 현재 추세라면 영어 B형 5등급 학생이 A형 1등급 학생과의 불리를 만회하기 위한 가산점 비율은 30%를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어 B형 5등급 이하 학생들은 AㆍB형을 다 인정하는 대학에서 A형 학생과 경쟁할 것이 아니라 B형을 지정한 대학에 원서를 내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영어 B형 3,4등급은 영어 점수뿐 아니라 국어, 수학 점수까지 감안한 표준점수를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집인원에 따라 합격선에도 변동이 있기 때문에 수시 미충원 인원까지 포함된 정시 최종모집인원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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