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섬유종증'을 앓고 있는 수현(12)이는 남들처럼 숨을 쉴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다. 건강하던 수현이는 두 살이 되던 해에 갑작스런 호흡 곤란으로 병원에 실려 왔다. 병원에서는 수현이를 살리기 위해서 기관 절개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수현이는 10년 동안 코와 입이 아닌 목에 삽입한 호흡관을 통해 숨을 쉬고 있다.
SBS가 12일 오후 5시 35분 방송하는 '희망TV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신경섬유종증을 앓고 있는 수현이와 엄마의 가슴 시린 사연을 만나본다.
수현이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병원에서는 기도를 누르고 있는 종양 때문이라고 했다. 신경섬유종증으로 기도에 종양이 생긴 드문 경우라고 한다. 수현이는 유일한 숨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하루에도 몇 번씩 고통을 참으며 가래를 빼내야 한다. 목에 꽂은 호흡관 때문에 기관지 염증이 반복되는 데다 폐에도 언제 이상이 생길지 몰라 위태롭기만 하다. 뇌에서도 종양이 발견됐다. 지금 당장은 큰 증상이 없지만 앞으로 어떻게 발병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런 수현이를 보면서 엄마는 늘 딸에게 죄를 짓는 것만 같다. 엄마가 물려준 병이 신경섬유종증이기 때문이다. 엄마의 몸에도 신경섬유종이 돋아나 있다. 그녀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지난 10년 동안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내지 못했다. 수현이의 몸과 마음의 고통이 커져 갈수록 엄마 역시 힘든 나날을 보냈다.
현재로선 수현이를 치료할 방법이 없어서 엄마는 더 안타깝다. 수현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이 많아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내야 하기에 점점 더 외롭고 힘든 세상 속에 갇혀 버리는 것이 아닐까 늘 안쓰럽다. 아픔마저 닮아버린 엄마와 수현이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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