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구의 A키즈카페는 2010년 이 가게가 오픈할 당시 구입해 유통기한이 무려 590일이나 지난 소금, 후추 등 향신료가 조리대에서 발견됐다. 이 향신료는 아이들이 즐겨먹는 돈까스나 피자에 사용됐다. 조리실 청소도 하지 않아 천장에 낀 기름때가 바닥에 뚝뚝 떨어질 정도였다.
부산 수영구의 B키즈카페는 유통 기한이 116일 지난 햄버거용 빵을 식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보관하다 단속망에 걸렸고, 울산 중구의 C키즈카페는 유통기한이 62일 경과된 허니머스터드 드레싱을 사용하다 적발됐다. 부산 북구의 D키즈카페는 유통기한이 31일 지난 치즈를 사용하기도 했다.
영유아들을 위한 각종 놀이 기구를 갖추고 식사와 음료수를 판매하는 실내 놀이터인 키즈카페가 최근 1~년 사이 젊은 부부들 사이에 인기를 끌며 전국적으로 매장이 늘고 있지만 일부 카페의 경우 식품 위생 상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부산청(이하 부산식약청)은 11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300㎡ 이상 대형 키즈카페 20곳을 점검한 결과, 13곳(65%)에서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적발된 업체들은 주로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를 사용 및 보관하거나 제조 일자나 유통기한 표시가 없는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리실 바닥에 도마가 나뒹굴거나 냉장고 청소를 하지 않아 물곰팡이가 핀 곳도 다수 확인됐다.
부산식약청은 유통기한을 어긴 업체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15일,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이 없는 제품을 사용한 업체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7일, 청결 관리가 미흡한 곳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 처분을 관할 구청에 요청했다. 이번 단속에 적발된 키즈카페 이름은 식약처 홈페이지에 공개되며, 식약처는 서울과 경기 등 타 대도시로 단속을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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