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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대밭 필리핀… 곳곳서 약탈… "또 다른 태풍 접근" 예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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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대밭 필리핀… 곳곳서 약탈… "또 다른 태풍 접근" 예보도

입력
2013.11.1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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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태풍 하이옌(Haiyan)이 할퀴고 간 필리핀 피해지역을 돕기 위해 국제사회의 지원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과 공항 등 인프라 시설이 마비된 상태라 구호의 손길이 쉬 닿지 못하고 있어 피해 주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게다가 하이옌이 지나간 경로로 또 다른 태풍이 접근한다는 예보가 나와 생존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생지옥 같은 타클로반

태풍이 빠져나가면서 필리핀에 1만2,0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이번 재난의 참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필리핀의 해안도시 타클로반을 비롯한 피해지역에서는 곳곳에 시신이 나뒹구는 등 생지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타클로반은 몇 개의 건물만 남아 거대한 쓰레기장처럼 보였고, 시신 수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땅 위는 물론 높은 나뭇가지에까지 시신들이 걸려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타클로반의 인명피해가 유독 컸던 것은 많은 이들이 모였던 대피소마저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타클로반의 상당수 대피소가 완전히 부서지면서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물에 휩쓸려갔다고 현지 관리들이 전했다.

많은 이들이 먹을 것을 찾아 폐허가 된 가게를 뒤지거나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잔해더미를 파헤치고 있다. 타클로반의 세인트 폴 병원에는 부상자들이 몰려들었지만 전기가 끊어지고 의료 물자도 바닥나 간단한 응급조치 외엔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약탈이 심해지면서 치안 부재 상황에 대한 불안감 또한 커지고 있다. 일부 주민은 총기 등으로 무장한 자경단을 조직해 재산과 가족 보호에 나서고 있다.

전세계에서 구호의 손길이

본격적인 구조, 수색 작업과 함께 피해집계, 구호활동도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유엔 재난평가조정팀(UNDAC)은 9일(현지시간) 오후 타클로반 지역에 도착해 피해 조사에 착수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와 세계식량기구(WFP)도 필수의약품과 식수, 고칼로리 비스킷 등을 보급하는 구호기금 200만 달러를 배정하고, 12일부터 피해지역에 보급을 실시한다.

미국은 10일 태평양군사령부 소속 제2해병원정여단 선발대 90명과 수송기 등을 우선 필리핀에 급파, 실종자 수색 및 구조작업에 착수했다. 유럽도 지원에 동참했다. 유럽연합(EU)은 필리핀에 구호기금으로 400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했고, 영국과 독일은 별도로 각각 100만달러와 67만달러의 구호기금을 집행하기 위한 조사팀을 피해지역에 급파했다. 하이옌 피해를 입은 베트남도 필리핀에 10만 달러의 구호기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도 1,000만달러 상당의 구호금 지원을 약속했다. 이밖에 호주와 일본, 뉴질랜드 등도 필리핀에 구호기금을 보내기로 했다

하이옌 베트남 중국에도 상처

필리핀을 초토화하며 지나간 하이옌은 베트남과 중국에도 적잖은 피해를 안겼다. 하이옌이 11일 새벽 상륙한 베트남 북동부는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하고 많은 건물의 지붕이 날아가는 피해가 속출했다. AFP 통신은 "베트남에서 하이옌의 순간 최대풍속은 필리핀에서 순간 최대풍속인 시속 379㎞의 절반도 안 되는 시속 117㎞였지만 위력은 강력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선 하이옌으로 인해 13명이 숨지고 8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1일 오전 중국 광시성으로 올라간 하이옌은 강풍과 함께 300mm가 넘는 폭우를 뿌렸고, 이로 인해 1명이 숨지고 3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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