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끝내고 싶습니다, 단장님."
올 스토브리그의 '태풍의 눈'인 강민호(28ㆍ롯데)가 11일 구단 협상 실무자와 첫 대화를 나눴다. 오후 2시께 부산 사직구장 사무실에서 만나 1시간 가량 입장을 주고 받았다. 롯데는 배재후 단장, 이문한 운영 부장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강민호는 편한 복장 차림으로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한편 구단의 입장도 귀 기울여 들었다.
첫 만남인 만큼 구체적인 액수는 오고 가지는 않았다. 강민호는 "빨리 계약을 끝내고 훈련에 집중하고 싶다. 다만 구단에서 자존심만 지켜주셨으면 한다"며 "올 연봉(5억5,000만원)을 계약할 때부터 구단의 진정성을 느꼈다. 그 동안 롯데에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이왕이면 부산에 남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배재후 단장은 강민호와 1차 협상을 가진 뒤 전화통화에서 "좋은 분위기에서 첫 만남이 이뤄졌다. 민호도 그렇고 구단도 빨리 계약을 끝내자는 입장"이라며 "내가 (강)민호에게 '잘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올 시즌 4강 진입에 실패했지만 '내년에는 장원준도 돌아오고 하니 열심히 같이 해보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배 단장은 특히 "역대 최고 대우는 분명히 해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정수가 받은 60억원(4년 간ㆍ2005년 삼성)은 당연히 넘어설 것이다. 최소 61억원으로, 구단이 얼마를 제시할 지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통화 내내 "강민호는 우리 팀에 정말 필요한 선수"라고 말한 배 단장은 "계약이 속히 마무리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황상 롯데는 70억원 안팎으로 몸값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강민호는 매 시즌 20홈런 이상이 가능하고 투수들과의 호흡도 좋다. 평소 송승준, 장원준 등은 승리 직후 "(강)민호의 볼배합이 좋았다"는 소감을 빼먹지 않았다.
롯데는 앞서 이대호에게도 4년간 100억원이라는 과감한 베팅을 했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하면 1~2억원에 미련을 갖지 않는다. 배 단장은 "구단이 민호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를 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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