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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프로농구 대세가 된 루키 KCC 가드 김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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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프로농구 대세가 된 루키 KCC 가드 김민구

입력
2013.11.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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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선수권 통해 부족한 부분 인식… 몸 관리 잘해 대표팀 중심에 서고파프로 합류 전 강행군 힘들었지만 피로 회복 빠른 편이라 괜찮아숙소 밥 잘나와 체중도 3㎏ 늘어숙제는 대학농구와 다른 템포 조절김종규·두경민 경희대 멤버들 모두 아프지 않고 시즌 마쳤으면

뚜껑을 열어보니 진짜 '물건'이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득점 능력에 승부처마다 뿜어져 나오는 해결사 기질까지 대학을 아직 졸업하지 않은 신인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은 가드 김민구(22ㆍ190㎝)가 프로농구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민구는 경희대 재학시절부터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의 플레이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구비 브라이언트'로 통했다. 김민구는 11일 현재 6경기에 나가 평균 30분12초를 뛰며 13.2점 3.5리바운드 4.8어시스트를 올렸다. 시즌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KCC는 김민구를 앞세운 역동적인 농구로 약체 평가를 딛고 7승5패 5위로 선전 중이다. 지난 10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만난 김민구는 "원래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형들이 오랫동안 함께했던 동료처럼 편하게 해줘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특히 숙소 룸메이트인 (강)병현이 형이 하나부터 열까지 프로 선수의 자세나 플레이 등 사소한 것 하나까지 가르쳐준다. 마치 친형 같다"고 말했다.

쉼 없는 강행군이 가능한 비결은

김민구는 올해 쉼 없이 달려왔다. 특히 8월부터 10월말까지 아시아선수권-대학농구 플레이오프-동아시아대회-전국체전 등 국내외 대회를 소화한 뒤 곧바로 KCC에 합류했다. 체력은 바닥났고, 온 몸은 성한 데가 없었다. 소속팀 동료들과 손발 또한 제대로 맞출 시간 역시 부족했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지난달 26일 삼성전에서 첫 선을 보인 김민구는 23분59초를 뛰며 12점 6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체력적으로 물론 힘들지만 피로 회복이 빠른 편이라 괜찮다. 프로는 역시 다르긴 다른 것 같다. 아마와 달리 치료와 관리를 잘 받을 수 있다. 또 먹는 것이나 자는 것 모두 훨씬 좋은 편이다. 그 중에서도 매 끼니 식사가 잘 나와 많이 먹는다. 프로에 들어와서 지금 3㎏ 가량 찐 것 같다(웃음)."

용인 마북리에 위치한 KCC 숙소는 10개 구단 가운데 식사가 가장 잘 나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선수 한 명당 한 끼 단가는 1만7,000원 정도다. KCC 관계자는 "한 끼 식사에 육해공이 다 나온다"며 "선수들은 운동량이 많아서 살이 안 찌는데 일반인들은 숙소 밥만 먹는다면 금방 찔 것"이라고 했다.

템포 조절은 보완해야 할 과제

김민구는 공수 전환이 빠르다. 드리블할 때 속도가 특히 빨라 상대 수비는 조금만 방심하면 그대로 점수를 내준다. KCC는 안 그래도 강병현, 박경상, 신명호 등 기존 가드진이 빠른 템포의 농구를 추구한다. 김민구와 잘 맞는 팀 컬러다. 그러나 이는 양면성이 있다. 잘 풀릴 때는 분위기를 몰아갈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엔 앞서던 점수도 금세 까먹는다. 이를 통해 김민구는 템포 조절의 중요성을 느꼈다.

"대학 농구는 서로 빠른 템포로 공격을 하느라 몰랐는데 프로에 와서 뛰어 보니 앞서나가도 순식 간에 역전 당하는 경우가 있더라. 템포를 조절하는 농구를 해야 한다고 느끼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고 위축되는 것은 없다. 코트에 있는 선수라면 책임감을 갖고 과감히 해야 한다. 이제 팀 패턴은 대부분 익혔다. 허재 감독님이 짜인 틀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라고 했다."

김민구는 요즘 농구만 생각한다. 4년간 함께 땀 흘린 경희대 '빅3' 멤버인 김종규(LG)와 두경민(동부)과 얘기 보따리를 풀고 싶어도 각자 소속팀에서 시즌을 소화하느라 그럴 여유도 없다. "서로 시간이 없어 올스타 휴식기에나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대학 때와 달리 대화 내용도 많이 달라져 각자의 팀 얘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모두 아프지 않고 시즌을 잘 마쳤으면 좋겠다."

하늘이 내려준 기회, 꼭 잡고 싶어

김민구는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히 알렸다. 세계 무대와 멀어진 한국 농구를 16년 만의 월드컵(전 세계선수권) 무대에 올려놓는 큰 공을 세웠다. 지금의 활약만 이어간다면 내년에도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 전망이다.

2014년은 한국 농구에 상당한 의미가 있는 해다. 내년 9월 스페인 농구 월드컵에 출전하고, 10월부터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격한다. 특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어서 더욱 중요하다. 금메달을 딸 절호의 기회다. 김민구 역시 아시안게임에 큰 의미를 뒀다.

"2002년 이후 이런 큰 대회가 국내에서 언제 어떻게 또 열릴지 모른다. 하늘이 내려준 기회다. 2002년에 선배들이 금메달을 따냈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대표팀에 뽑혀야지, 못 뽑힌다?꽝이다.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었다. 외국 선수를 상대하려면 힘에서 밀리지 않도록 하드웨어를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몸 관리를 잘해 대표팀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주=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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