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스마트폰 채팅 앱으로 10대 여학생들의 알몸 사진을 전송 받아 소지해 온 혐의(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이모(45)씨 등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중에는 현직 공무원, 10대 딸을 둔 회사원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4월 말쯤 채팅 앱에서 만난 초중고 여학생 34명에게 자신의 성기 사진을 전송한 후 이들에게 특정 신체부위를 찍은 사진을 보내게 해 이를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이 스마트폰에 보관하고 있던 사진은 300여장에 달했다. 이들은 3만원짜리 온라인 문화상품권과 스마트폰 데이터 등을 미끼로 사진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피의자들은 10~50대 남성들로, 직업도 정부 부처의 특별사법경찰관, 현역 군인, 회사원, 자영업자 등으로 다양했다. 이 가운데 성폭력 전과자도 2명이 있었다. 특히 이들 중 7명은 10대 자녀를 둔 40~50대 가장이었다.
이들이 사용한 채팅 앱은 이용자가 8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본인 인증절차가 없고 음란한 대화를 규제하지 않는 채팅 앱 특성을 피의자들이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채팅 앱 수는 100여개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에서 이뤄지는 이런 '청소년 성 착취'는 성매매, 성폭력 같은 2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소년이 이용하는 앱에 대해 유해성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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