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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1월 9일] 전통시장, ICT로 새로운 장(場)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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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1월 9일] 전통시장, ICT로 새로운 장(場)을 열다

입력
2013.11.0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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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은 푸근한 인심과 넉넉한 이웃의 정을 느끼는 서민 생활의 터전이자, 지역경제의 공간이라는 상징성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급변하는 유통환경과 소비자 수요예측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전통시장의 쇠락은 소비자에게 낡고 오래된 곳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배가시켰다.

최근 이러한 낡고 오래된 전통시장이 ICT(정보통신기술)를 만나 새로운 옷으로 멋을 내고 있다. 카드 한 장으로 간편하게 계산되는 스마트 결제시스템,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모바일 쿠폰과 포인트 적립 제도가 전통시장에 도입됐다.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과는 쉽게 매치할 수 없었던 블로그 검색을 통한 쇼핑정보공개나 소셜커머스 할인혜택이 이제는 현실이 돼가고 있다.

또한 전통시장 점포마다 시스템을 구축, 간판에 달린 QR코드 인식으로 점포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특히 점포별 고객정보를 빅데이터로 축적해 단골고객정보 목록이 자동으로 정리되고 쿠폰 발송까지 처리돼 세심한 고객관리가 필요한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런 획기적인 변화는 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능했다. 먼저 이동통신사들이 앞 다퉈 전통시장에 스마트시스템을 접목했다.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한'스마트 매장운영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하고, 상인을 위한 '맞춤형 ICT 적응 교육'을 실시했다. 또 자사의 적립식 포인트 제도를 전통시장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하고, 전통시장 특산품을 온라인판매 가능하도록 판로를 확대했다. 여기에 금융기관사도 힘을 더 했다. 금융기관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모바일 전통시장 할인 쿠폰을 제공, 전통시장을 더욱 스마트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전통시장의 ICT 기술 도입은 단골고객의 편의제고는 물론 신규고객 창출에도 활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그간 불편하고 번거롭다는 인식으로 전통시장을 외면하던 20~40대 젊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통시장의 이러한 변화는 아직 도입단계이다. 대기업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전통시장에의 ICT 새로운 기술 도입은 아직 손에 꼽을 정도이고, 시장이나 관계 기관에 ICT 활용 전문가가 부족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ICT가 전통시장에 정착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새로운 흐름에 대한 상인들과 지자체의 자구적 변화의지, 그리고 무엇보다 전통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큰 관심이 보태진다면 흐름의 물살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전통시장의 새로운 변화상은 지난달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2013 전국우수시장박람회'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전통시장 관련 국내 최대 행사인 이번 박람회에서 빅데이터 분석으로 전통시장의 최신정보를 담은 애플리케이션부터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활용한 전자상품권 시스템, 모바일 결제 체계 등 최첨단으로 발전하고 있는 전통시장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NFC를 활용한 전자상품권 시스템은 상인들로 하여금 ICT를 도입해 편리해진 전통시장의 혜택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NFC를 활용한 전자상품권 시스템은 스마트폰으로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을 다운받아 터치만으로 간편하게 사용하고, 고객이 사용한 금액은 곧바로 상인의 은행 계좌로 입금되는 형식이다. 이 프로그램은 박람회 기간 중 현장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된 시스템이었지만, 상인과 고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향후 실제 개별 전통시장에 도입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

전통시장의 스마트한 변화는 박람회 기간 중 16만2,000여명의 관람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동네시장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재정립하는 것은 물론 최신 정보통신기술의 편리함까지 두루 갖춘 복합쇼핑문화공간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고객이 감동하는 행복한 전통시장은 이제 목표가 아닌 당연한 결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임병재 시장경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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