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남학생들이 이 학교 총여학생회의 활동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총여학생회로 인해 오히려 남학생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8일 연세대 남학생 20여명으로 구성된 남학생연합(이하 남연)은 대자보를 통해 26일 치러지는 제26대 총여학생회 선거에 남학생의 선거권을 부여하라고 요구했다. 남연은 "현재 총여학생회는 소수 여성주의자 중심의 폐쇄적인 기구 운영으로 다수 학우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양성평등, 투명하고 개방된 운영을 위해 남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연 회원인 김경수(22ㆍ상경대3)씨는 "총여학생회가 지난해 예산 중 절반 이상을 공연이나 행사비로 쓰고 전체 예산의 1%에 불과한 여학생 복지비용조차 여학생 휴게실 관리비나 생리대 공동구매에 지출하는 실정"이라며 "총여학생회 운영비가 학생회비에서 나오는 만큼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남학생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세연넷'에도 총여학생회의 무용론과 폐지를 주장하는 글이 최근 다수 올라오고 있다. 과거에 비해 여권이 신장된 대학 사회에서 한쪽 성별의 이해만 대변하는 기구는 오히려 남학생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연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교내에 성평등 전담기구가 생기면서 총여학생회의 기능이 다소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몇몇 학생들을 중심으로 여학생 독립기구 존재에 대한 회의론이 있었는데 최근 선거철을 맞아 다시 공론화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윤소영 연세대 총여학생회장은 "일부 남학생들이 지적한 예산 낭비 부분은 행사가 갖는 본연의 의미를 간과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회장은 "남학생들의 총여학생회 참여 부분에 대해서는 학내 공론화를 통해 충분히 검토한 다음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 가운데 선거를 통해 총여학생회를 운영하는 대학은 연세대 경희대 한양대 홍익대 정도다. 서강대 등 대다수 대학에서는 양성평등 문제 등으로 총여학생회가 총학생회 산하 기구로 편입되거나 여학생 모임으로 바뀌는 추세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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