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근무하는 오정훈씨는 출근시간이 오전 10시다. 일반 직장인들이라면 이미 일하고 있을 시간이지만, 맞벌이 부부인 탓에 매일 아침 아이를 어린이 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해야 하는 오씨는 사내 '스마트워킹'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출근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추는 대신, 퇴근시간도 오후 7시로 연장했다. 오씨는 "선택근무제 덕분에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됐다"고 말했다.
KT가 2년전 스마트워킹 제도를 도입한 건 가정친화적 근무환경이 결국 회사의 업무효율도 높인다는 판단에서다. KT는 이러한 가족친화적 경영의 성과로 지난 7일 GWP코리아가 선정하는 '2013년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3년 연속 대상과 '대한민국 여성(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기업' 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일하기 좋은 기업'은 미국 GPTW(Great Place to Work) 협회의 한국지사인 GWP코리아가 2002년부터 직장의 인사ㆍ복지 제도와 직원 배려 정책 등을 심사해 시상하고 있는 제도다.
KT는 2011년4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워킹을 권장하고 있다. 자택이나 집 근처 스마트워킹센터 등 본인이 원하는 장소를 선택해서 일할 수 있는 '원격 근무제'를 적극 도입했는데, 서울 서초와 광화문, 대전 등 전국 14개 회사 건물에 스마트워킹센터를 구축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활용한 모바일 오피스환경도 이미 구현해 두고 있다. 특히 13세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들에게는 주3일 재택근무를 장려하는 '스마트 패밀리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KT 관계자는 "직원만족도를 조사해 봤더니, 직원 중 73.2%가 스마트워킹을 실시한 이후 가족관계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업무 자율성 및 집중도도 각각 82.2%와 72.2%로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KT는 전국 8곳에 직장 어린이 집을 운영하고, 육아 휴직 2년(법정기간은 1년), 불임휴직도 1년 등 가족 중심의 업무 환경 조성 제도를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KT 기업문화혁신담당 최호창 상무는 "2011년 한국 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족친화 경영지수가 1단위 증가하면 1인당 평균 매출액은 약 0.4% 증가하고, 근로자 이직률은 0.23% 감소한다고 조사된 바 있다"며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를 확대하고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