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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대부' 곽정환 서울극장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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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대부' 곽정환 서울극장 회장 별세

입력
2013.11.0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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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토착 자본 진영에서 최고의 역량을 보여주셨던 분이다.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된 충무로의 현재 모습을 새삼 환기시켜주는 별세라 할 수 있다."(심재명 명필름 대표)

영화 제작자와 감독, 극장업자 등으로 활동하며 2000년대 초반까지 충무로의 최고 실력자로 통하던 곽정환 서울극장 회장이 8일 오전 0시3분께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세. 100편 가량의 영화를 제작하고 심야 상영과 복합상영관 체제를 국내 첫 도입한 그의 별세는 충무로의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의미한다.

1930년 평북 용강군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고인의 영화계 입문은 우연히 이뤄졌다. 소령으로 예편하면서 받은 퇴직금을 지인에게 빌려주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1963년 첫 작품으로 '주유천하'를 제작했고 64년 합동영화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충무로 활동에 들어갔다. 강대진 감독의 '새엄마', 이만희 감독의 '군번 없는 용사', 이두용 감독의 '홍의장군', 유현목 감독의 '사람의 아들' 등을 제작하며 충무로의 실력자로 부상했다.

71년 '애'를 시작으로 '쥐띠 부인' 등 9편을 연출하기도 했고 1978년엔 세기극장을 인수해 영화 제작과 수입, 극장업을 겸하게 됐다. 1990년대 서울극장 등 전국 20개 극장을 발판으로 후배 세대인 강우석 감독, 신철 신씨네 대표와 손잡고 '투캅스 2'와 '초록물고기' '넘버 3' '편지' 등을 히트시키며 충무로의 1인자로 군림했다. 1990년대 개봉 첫날 서울극장에 늘어선 관객들의 줄로 상영 영화의 흥행 여부가 가늠될 정도로 고인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합동영화사는 이준익 감독과 강제규 감독, 심재명 대표 등 많은 충무로 인재들도 배출했다.

고인은 82년 서울극장에서 '애마부인'을 첫 심야 상영해 화제를 모았고 단관극장이었던 서울극장을 1998년 증축해 7개 상영관으로 개편하면서 복합영화관 시대를 열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과 전국극장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영화계의 여론을 주도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배우 출신의 부인 고은아 서울극장 사장과 아들 곽승남 서울극장 부사장, 딸 인숙ㆍ승경씨, 사위 노성우(재미) 백대현(동부라이텍 기획팀장)씨가 있다. 발인은 11일 오전 8시.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 1호실. (02)2072-2091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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