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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의 바둑이야기] 태국은 세계 바둑계의 블루오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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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의 바둑이야기] 태국은 세계 바둑계의 블루오션이다

입력
2013.11.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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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태국 방콕 람캄행대학교에서 제13회 '아시아 대학생 바둑대회'와 제18회 'U-GO 대회'가 열렸다. '아시아대회'는 유단자급, 'U-GO 대회'는 중, 저급 선수들이 참가하는데 바둑 불모지로 여겼던 태국에서 이같이 번듯한 대학생 바둑대회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개최됐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아시아대회에는 주최국 태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몽고(참관),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 라오스, 싱가포르 등 11개국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박애영 단장(한국여성바둑연맹 회장), 김향희 간사(한국대학바둑연맹 부회장)의 인솔로 박한솔, 김수영, 김현아 등 명지대 바둑학과에 재학 중인 여자선수 3명이 출전해 중국, 대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시아지역 대학바둑인들의 축제라는 성격이 강해서 중국 말고는 대부분 그다지 성적에 연연하지 않았다.

U-GO 대회는 태국 전역에서 모인 53개 팀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브루나이가 합류했는데 출전선수 220여 명 가운데 여학생이 40명이나 됐다. 전국에서 바둑 두는 사람이 100명도 안 된다는 몽고나 라오스, 브루나이에서도 선수들이 출전했다. 라오스의 솜분 선수는 "작년에는 19위였는데, 이번엔 24위다. 실력이 약해졌다"면서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고, 몽고바둑협회 바야르자르갈 회장은 "이번에는 선수단을 꾸리지 못해 나 혼자 참관하러 왔지만 내년에는 꼭 선수들들 데리고 오겠다"며 "몽고에도 바둑행사가 제법 있다. 한국에 소개해 줄 수 있느냐. 한국 바둑책을 구입하고 싶은데 부쳐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요즘 태국은 '세계 바둑계의 블루오션'이라고 불릴 정도로 바둑 보급 활동이 활발하다. 그 중심에 태국바둑협회 코삭 회장(62) 회장과 완타니 부회장(67)이 있다. 코삭 회장은 태국 재계 정상권인 씨피그룹의 회장이자, 세계적인 편의점 브랜드 '세븐 일레븐'의 태국 총본부 책임자다.

태국 바둑의 모든 것이 그의 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아시아대회, U-GO 대회도 물론 씨피그룹이 후원한다. 태국 바둑인들이 그를 '태국의 잉창치' 혹은 '태국의 조남철'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이 그의 역할과 위치를 말해준다. 바둑대회 후원 뿐 아니라 태국 내 유수한 대학에 제안해 바둑을 두는 학생에게 입학과 학업에 혜택을 주도록 했고, 졸업 후 씨피그룹에 입사할 경우 가산점까지 부여한다. 지난 여름에는 딸이 한국인 청년과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역시 바둑이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이같은 코삭 회장의 적극적인 바둑 보급 활동에 힘입어 어린이와 젊은층을 중심으로 바둑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전국에서 크고 작은 바둑대회가 줄을 잇는 등 바둑 수요가 엄청나게 늘고 있다. 이번에 선수단과 함께 태국을 찾은 최명훈 9단과 박소현 3단도 현지 바둑팬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최근 한국 바둑계의 해외보급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현재 베트남에서 이강욱 8단이 활동하고 있지만 앞으로 국내 기사들이 태국에도 문을 두드려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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