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돌'의 2년 연속 우승이냐, '독사'의 첫 명인 등극이냐.
바둑계 최고 영예인 명인 타이틀의 새 주인을 가리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이세돌과 최철한의 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결승 5번기가 11일부터 시작된다. 이세돌과 최철한은 준결승전에서 각각 박영훈과 백홍석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전기 우승자 이세돌은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노린다. 반면 최철한은 이번이 생애 첫 명인 타이틀 도전이다. 이세돌은 현재 3개 타이틀(명인, 삼성화재배, 올레배)을 보유 중이며 최철한은 무관이다.
이세돌과 최철한은 '쎈돌'과 '독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바둑계서 소문난 싸움꾼들이어서 올해 명인전 결승 5번기는 매 판마다 불꽃 튀는 난타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이세돌이 조금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최철한과 통산전적에서 29승 17패로 우세하고, 작년 말 이후 5연승을 거두고 있다. 그동안 두 선수가 치렀던 6번의 타이틀매치 전적도 이세돌이 5승 1패로 앞선다. 특히 번기 승부에서는 네 번 모두 이세돌이 모두 승리했다.
올해 공식 기전 성적은 최철한이 61승 1무 24패(승률 72%)로 다승 3위, 승률 6위이고, 이세돌은 40승 22패(승률 65%)를 기록 중이다. 전체적으로는 최철한이 조금 앞서지만 최근 성적은 이세돌이 훨씬 좋다. 이세돌은 상반기 중에 부진했지만 하반기 들어 갑자기 힘을 내기 시작, 지난 9월 이후 무려 16연승을 질주했다. 이에 따라 11월 랭킹에서 박정환을 제치고 5개월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한편 최철한도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를 기록하며 지난 달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올랐다.
이세돌과 최철한은 명인전뿐 아니라 다른 기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타이틀 추가를 노리고 있다. 이세돌이 최근 국수전에서 홍성지를 제치고 도전자결정전에 진출했고, 최철한은 천원전 준결승전에서 숙적 박영훈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1968년 창설된 명인전은 제1기 우승자인 고 조남철 선생을 비롯 김인, 서봉수,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박영훈에 이르기까지 지난 40기 동안 당대 최고의 승부사 일곱 명에게만 정상 등극을 허락한 매우 까다로운 기전이다. 그동안 이창호가 13차례 명인에 올라 최다우승기록을 보유 중이고, 조훈현이 12회, 서봉수 7회, 조남철 2회, 김인이 1회 우승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이세돌이 3회, 박영훈이 2회 명인 타이틀을 차지해 최강자의 계보를 이었다.
한국일보사와 바둑TV가 주최하고 하이원리조트가 후원하는 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의 생각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지며 우승 상금은 8,000만원(준우승 2,400만원)이다.
명인전 결승 5번기는 11일과 12일 오후 6시부터 1, 2국이 열리고, 26일 낮 1시에 3국, 12월 14, 15일 낮 1시부터 4, 5국이 이어진다. 연말에 이세돌, 최철한의 대국 스케줄이 워낙 빡빡하게 밀려 있어 대국 일정 짜기가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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