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은 지난 9월 한류 중에서 외국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분야는 '스포츠'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인과 외국인 저명인사 4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류 글로벌 소통지수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스포츠가 76.16점(100점 환산)으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CICI는 한국 스포츠 스타들이 잇달아 해외 무대에 진출하면서 스포츠가 한식(70.92점) 영화ㆍ드라마(70.84점) 문학(69.76점) K팝(69.04점) 등을 제쳤다고 설명했다.
야구에서는 무려 7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2005년이 스포츠 한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 김선우(워싱턴 내셔널스) 서재응 구대성(이상 뉴욕 메츠) 최희섭(LA 다저스) 추신수(시애틀 매리너스) 등이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더불어 이들은 일본 야구에 비해 덜 주목 받았던 한국 야구도 충분히 메이저리그의 선수수급 시장으로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9년이 지난 2014년. 다시 한 번 '제 2의 한류 열풍'이 불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올 시즌 빅리그에서 활약한 한국인 선수는 총 3명이다.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른 류현진(LA 다저스), 내셔널리그 1번 타자로는 최초로 20홈런-20도루-100득점-100볼넷을 기록한 추신수(신시내티 레즈), 일본 내의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택한 임창용(시카고 컵스)이 꿈의 무대에서 뛰었다. 이들은 내년에도 변함없이 한국 야구를 대표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대 3명의 선수가 빅리그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분위기를 익히고 있는 윤석민(KIA),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서 2년 간 호성적을 거둔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문을 노크하고 있다. 일본행이 유력한 오승환도 계약 조건에 따라 충분히 미국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 현재 윤석민은 미네소타 트윈스와 뉴욕 양키스에서, 오승환은 뉴욕 양키스에서, 이대호는 시애틀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윤석민, 이대호, 오승환이 나란히 미국 땅을 밟으면 2005년 못지 않는 6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탄생한다. 자연스럽게 '제 2의 한류 열풍'도 불 것으로 보인다. 올해까지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쿠바 출신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상황에서 제 2의 코리안 메이저리거 붐이 예상된다.
한편 지난 2005년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은 각자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박찬호는 2005시즌 중반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되면서도 4년 만의 두 자릿수 승수(12승8패)를 거뒀다. 서재응은 메츠의 5선발 자리를 꿰차며 8승2패, 2.59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김선우는 6승3패, 김병현은 5승12패, 구대성은 6홀드였다. 최희섭은 6월13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회와 4회, 6회 잇따라 홈런을 쏘아 올려 아시아 타자로는 최초로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이치로에 밀려 주전은 아니었지만, 10경기에 출전하면서 A급 외야수로 성장하기 위한 담금질을 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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