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 전쟁 당시 의료 지원국으로 참전한 노르웨이가 정전 협정 체결 60주년을 맞아 자국 수도 오슬로에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세운다.
노르웨이군 총사령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자와 만나 "8일 오후 5시15분 오슬로 동쪽 아케르후스 요새(사진)에서 한국전 참전 기념비 제막식을 갖는다"며 "안네 그레테 스트룀-에릭센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월 방한 당시 동행한 참전 용사들에게 했던 약속을 정부가 이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제막식에는 스트룀-에릭센 전 장관뿐 아니라 이네 마리에 에릭센 쇠르에이데 신임 노르웨이 국방부 장관과 닐스 에겔리엔 노르웨이 한국전 참전협회 회장, 이병화 주(駐)노르웨이 대사 등이 참석한다.
참전 기념비가 들어설 아케르후스 요새는 노르웨이군 수뇌부 회의가 주로 열리는 곳이다. 국외 주요 인사의 노르웨이 방문 시 연회장으로도 사용된다. 흔히 한국 대통령이나 정부 각료가 참전국을 방문할 때 찾아 헌화ㆍ참배하는 참전 기념비는 현재 21개 참전국(전투병력 파견 16개국과 의료 지원 5개국) 중 영국과 노르웨이, 인도 등 3개국을 제외한 18개국에 세워져 있다. 영국은 내년까지 수도 런던에 기념비를 세울 계획으로 현재 영국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기공식에 참석했었다.
노르웨이는 스웨덴, 덴마크, 이탈리아, 인도 등과 함께 6ㆍ25 전쟁 때 의료 지원을 제공했다. 1951년 4월 참전, 미8군 사령부 직할대로 활약한 노르웨이 육군은 같은 해 7월 이동외과병원인 '노르매시'를 열어 54년 11월 문을 닫을 때까지 환자 9만여명을 치료했다. 노르웨이 출신 의사ㆍ간호사 623명과 한국인 60여명이 이 병원에서 근무했다.
정전 뒤 60여년 간 상대적으로 소원했던 두 나라 간 군사 관계는 올해 들어 급속히 가까워졌다. 지난 6월 국내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이 노르웨이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함(군수지원함)을 수주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해군사관학교 생도 140여명 등 승조원 630여명으로 구성된 2013년 해군 순항훈련 전단이 노르웨이 오슬로항에 처음 기항하기도 했다.
국진(공군 대령) 주(駐)스웨덴 국방무관은 "지난 7월 내한 당시 노르웨이 야전 병원의 첫 주둔지인 경기 의정부시에서 열린 참전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 노르웨이 전 국방장관이 기념비를 약속한 것으로 안다"며 "최근 긴밀해지고 있는 양국 간 군사 협력이 결정의 토대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슬로=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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