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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박은선 인권침해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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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박은선 인권침해 조사 착수

입력
2013.11.0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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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의 에이스 박은선(27ㆍ서울시청)의 성별 의혹을 제기하며 여자실업축구 WK리그에서 퇴출시키려 한 6개 구단 감독들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인권위는 7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시민 2명이 6일 접수한 진정을 병합, 차별조사과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차별조사과는 성희롱이나 성별 성적지향 용모 등 신체조건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조사하는 부서로, 이날 사건 배당과 동시에 조사에 들어갔다. 인권위는 한국여자축구연맹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도 발송했다.

인권위는 진정서 내용을 검토한 뒤 박은선과 소속 팀 감독은 물론 성별 의혹을 제기한 WK리그 6개 구단 감독 및 여자축구연맹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가 완료되면 차별시정소위원회가 열려 인권침해 여부를 판단한다. 인권침해 사안으로 최종 결정되면 여자축구연맹과 6개 구단 등에 시정권고 조치가 내려진다. 인권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진정을 낸 시민이 누구인지, 박 선수와는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최대한 빨리 조사해 90일 안에 결론을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자축구연맹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박은선 선수가 하루아침에 나타난 것도 아닌데 6개 구단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는 등 이번 사태를 맹비난하는 글들이 줄 이어 올라오고 있다. 고교 2학년생이라고 밝힌 이모군은 "여태까지 잠자코 있다가 갑자기 들고 일어난 것도 문제인데 일이 커지자 농담이었다고 해명하는 것은 더욱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축구팬은 "박은선 선수의 선수생명을 침해하는 이런 머저리 같은 일에 감독들이 공감했다는 사실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SNS에서도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실력이 출중하다는 이유로 질투와 시기로 똘똘 뭉쳐 연륜과 그동안 쌓아 온 스포츠맨십을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상황"이라며 "후배들에게 미안하지 않나. 사퇴하고 자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5만명 서명을 목표로 진행 중인 '박은선 선수를 지켜주세요'란 이슈청원에도 3일 만에 2만명 가까이 동참했다.

주현정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은 "이미 성별에 대한 논란을 겪은 박은선 선수에게 또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며 "성별에 의문을 갖는 것 자체가 당사자에게는 얼마나 가혹한 폭력이고 상처를 주는 일인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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