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지난 시즌 히트상품은 '포워드 농구'다. 센터 없이 가드 1명과 장신 포워드 4명을 넣는 선수 구성으로 재미를 봤다. 가드 김선형의 폭발적인 스피드에 높이와 스피드를 겸비한 포워드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SK는 올 시즌 초반 포워드 농구 대신 외국인 센터 코트니 심스(206㎝)를 주로 활용했다. 주축 포워드인 김민수(200㎝)와 박상오(196㎝)가 각각 허리, 발바닥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탓에 기존과 다른 색깔의 농구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의외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잘 나가는 SK가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날개를 달았다. 문경은 SK 감독은 경기 전 "박상오와 김민수가 선발로 뛴다"며 "이제는 지난 시즌 색깔의 농구를 할 수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애런 헤인즈가 (김)민수의 복귀로 높이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감독의 기대대로 헤인즈는 4쿼터 승부처에서 6점을 넣는 등 팀 내 최다인 20점을 넣어 팀의 64-59 승리를 이끌었다. 박상오는 7점에 그쳤지만 62-59로 앞선 종료 6초를 남기고 쐐기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김민수는 경기 감각이 아직 안 돌아온 나머지 2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선두 SK는 이날 승리로 9승(2패)째를 거둬 2위 모비스(8승3패)와의 격차를 1경기로 벌렸다.
SK 베테랑 가드 주희정은 1어시스트를 추가해 프로농구 정규리그 통산 최초로 5,000어시스트를 달성했다. 4쿼터 종료 6분6초께 최부경의 2점슛을 배달하며 마침내 금자탑을 쌓았다. 5,000어시스트는 17년째 큰 부상 없이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노력의 산물이다. '기록의 사나이'로 통하는 주희정은 830경기 출전으로 이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며, 스틸 역시 1,389개로 압도적인 선두다.
잠실에서는 삼성이 오리온스를 69-64로 꺾고 지긋지긋한 8연패 사슬을 끊었다. 2승9패를 기록한 삼성은 SK에 패한 KGC인삼공사와 공동 9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발가락 부상을 털고 돌아온 마이클 더니건이 16점 12리바운드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고, 이정석이 14점 4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안양=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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