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별 수능이 처음 실시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수학ㆍ영어 B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인문ㆍ자연계열 중상위권 학생들이 몰린 영어 B형이 까다롭게 출제돼 대입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국어 EBS 비연계 문제 어려워
국어는 만점자가 2%를 넘었던 지난해 수능에 비해 A, B형 모두 어려웠지만 대체로는 평이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변별력을 가리기 위한 고난도 문제가 포함돼 어렵다고 느낀 수험생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A형은 CD 드라이브 구동장치를 소개한 30번 문항이, B형은 회전하는 물체에서 나타나는 힘인 '전향력'을 지문으로 한 27번 문항이 꼽힌다. 서유민 동양고 교사는 "A형 30번 지문에 나온 광검출기 개념은 EBS 교재에도 나오지 않는 내용"이라며 "A형에서 EBS와 연계되지 않은 문제들이 고난도 문제로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조영혜 서울국제고 교사는 "인문계 학생이 주로 보는 B형에서 출제된 과학 제시문은 변별력을 가리는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국어 AㆍB형 만점자 비율은 1% 정도로 1등급 커트 원점수는 A형이 95~96점, B형은 96~97점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수능 1등급 커트는 98점이었다.
입시업체들 "수학 B형 어려웠다"
수학은 도표를 인용하는 문항과 EBS 교재와의 연계율이 높아 중하위권 학생들의 성적이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난이도 평가가 약간 엇갈리기는 하지만 B형은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교사들은 수학 난이도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했지만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워 1등급 커트가 A형 92점, B형 90점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수리 가ㆍ나형 모두 92점이었다.
특히 B형의 경우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항들이 출제됐다. 김기한 메가스터디 교육연구소장은 "19번(공간좌표와 구의 방정식), 21번(정적분의 계산), 29번(공간도형의 방정식), 30번(미분법의 활용) 등의 문제가 까다로워 변별력을 가르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동에 사는 강수민(18ㆍ경기여고 3년)양도 "수학 B형은 평소 풀던 문제보다 어려웠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출제된 세트형 문항은 수험생들이 지난 6ㆍ9월 모의평가 때 경험했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영어 3점짜리 문제가 당락 가를 듯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치른 영어 AㆍB형 수준별 시험에서 A형은 대체적으로 무난했지만 B형은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 수준이어서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B형의 빈칸추론 문제 중 '실수와 편견'과 관련된 34번, '수학과 과학의 표현 방식'을 설명한 35번 문항은 상당한 논리적 사고를 필요로 해 대표적인 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3점짜리 고난도 문제를 맞히냐 못 맞히냐가 1,2등급을 가를 것"이라고 평했다.
특히 영어 A형 응시자가 꾸준히 늘어난 것과 달리 B형 응시자 수는 6ㆍ9월 모의평가를 거치면서 계속 감소해 가산점을 노리고 B형을 택한 중상위권 학생들이 수시ㆍ정시 모두에서 불리하게 됐다. 이번 수능에서 B형을 본 수험생은 44만2,257명으로 지난해 외국어 영역 응시자 66만2,064명보다 22만여명이 적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파견교사인 채용석 배명고 교사는 "1등급 인원이 지난해보다 30% 줄어든다는 뜻"이라며 "상위권 대학 중 영어 B형을 보는 대학이 많아 수시모집 지원자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하지 못할 학생들이 대거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탐구영역을 본 학생들은 화학이 다소 어려웠다고 전했다. 강남구 압구정고에서 시험을 치른 임하연(18)양은 "평소 모의고사와 달리 화학1 뒤쪽에 계산 문제가 많이 나와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tas@hk.co.kr
손현성기자 hsh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