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19범으로 인생의 반 이상을 교도소에서 보낸 70대 노인이 출소 17일 만에 다시 절도를 저질러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동서울버스터미널 매표소 앞에 줄을 서 있던 승객의 가방에서 지갑을 빼내 100만원권 수표 등 181만원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로 송모(71)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한국전쟁 중이던 11세 때 부모가 이혼한 뒤 혼자 살아 온 송씨는 18세 때 용돈을 준다는 말에 끌려 마약 운반 심부름을 했다가 8개월간 첫 옥살이를 했다. 이후 바지사장으로 이름을 빌려줬다가 사기 혐의로 처벌받는 등 40년간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송씨는 2010년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소매치기를 하다 붙잡혀 대전교도소에서 3년 6개월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지난달 2일 출소했다. 가족이 없는 송씨는 수감 전 3년간 부부로 살았던 조선족 A(65)씨에게 28만원을 빌려 고시원에 들어갔다. 그러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결국 다시 소매치기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경찰은 동서울터미널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분석, 범인으로 특정된 송씨를 4일 서울 불광동의 한 고시원에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의 사연이 안타깝지만 처벌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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