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유전자조작(GM) 작물의 재배를 허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미국의 생명과학업체인 파이어니어사가 개발한 GM 옥수수(TC1507)의 EU 내 재배를 승인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파이어니어사는 앞서 2001년 EU에 TC1507 재배를 신청했었다. TC1507 재배의 최종 허용 여부는 다음달 12일 EU 회원국 환경장관들이 모여 표결을 통해 결정한다.
그러나 EU 집행위의 이번 결정과 관련, 회원국들은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과 스페인 등 7개국은 찬성,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12개국은 반대 입장에 서있다. 독일 등 7개국은 기권할 것으로 보인다. 표결에서 과반 이상이 반대하지 않으면 집행위 결정이 법적 효력을 갖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채택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하더라도 과반에 미치지 못할 뿐 반대 국가가 더 많기 때문에 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집행위 결정은 이례적"이라며 "EU가 GM 작물 재배를 허용하면 회원국들도 GM 작물 재배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EU 집행위는 회원국들에 GM 작물 재배 결정권을 넘기는 규제안을 2009년 마련했으나 프랑스 등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됐었다. 당시 프랑스 등 반대 국가들은 GM 작물 재배 결정권이 회원국에 넘어갈 경우 GM 작물이 EU 전역을 뒤덮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U 보건담당 집행위원인 토니오 보르그는 집행위의 결정을 계기로 회원국들이 2009년 규제안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집행위는 옥수수 외 다른 GM 작물 6종의 재배 허용 여부도 곧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GM 작물을 재배하는 국가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중국 등 30개국에 달한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이제껏 옥수수 1종만 재배됐으며 이조차도 EU 옥수수 재배량의 1.35%에 불과했다. 한국은 GM 작물 재배가 불법은 아니지만 생산 승인 신청 자체가 없어 재배된 적이 없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784만톤의 GM 작물이 수입됐다. 특히 사료용 수입 옥수수는 98%가 GM 작물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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