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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작 지상중계] 윤대녕 '반달'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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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작 지상중계] 윤대녕 '반달' 심사평

입력
2013.11.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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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의 단편소설 '반달'에서 '그'는 네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의 손에 길러졌다. 이제 아내와 사이에 아이 하나를 두고 있는 '그'가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면서 결정적인 세 시기를 회상한다. 각각의 시기에 '그'는 어머니와의 정신적 작별 의식을 치렀고, 아버지의 부재가 낳은 결핍 하나를 상징적으로 통과했으며, 한 여자를 만나 성인이 되었다. 저 세 시기들의 어느 날 밤에 주인공은 옆에 있는 이와 함께 '반달'을 본다. 반달은 생명들이 품고 있는 결핍의 은유일 것인데, 윤극영의 동요 '반달'의 2절 마지막 구절 그대로('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산다는 것은 제 안의 결핍 때문에 갑판 위에서 뒤척이다 가까스로 어떤 타인에게 정박하는 일일 것이라고 이 소설은 말한다.

회의에서 이 소설을 본심에 올리기로 결정할 때 심사위원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데 아무도 별 말을 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윤대녕의 뛰어난 소설을 읽으면, 그밖에 쓸 수 없는 소설을 그가 썼다, 라는 말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어진다. 이것은 지난 1년 동안 발표된 가장 '아름다운' 단편소설 중 하나다.

한국일보문학상 예심위원 신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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