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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버지니아 승전보'에 한숨 돌린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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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버지니아 승전보'에 한숨 돌린 오바마

입력
2013.11.0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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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뉴욕시장 및 2곳의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 판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20년 만에 뉴욕시장 자리를 탈환한 데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던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반면 공화당은 '대권 잠룡'으로 평가 받는 크리스 크리스티 후보가 민주당 텃밭인 뉴저지주에서 압승을 거둔 데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들이 최근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등 정치적 현안에 대한 책임을 공화당에 물은 것이라고 평가한 반면, 공화당은 크리스티 주지사가 재선함으로써 2016년 대선의 확실한 후보를 얻었다는 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뉴욕시장, 20년 만에 민주당 품으로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민주당의 빌 드 블라지오 후보가 75만표를 획득해 25만표에 그친 공화당의 조 로타 후보를 크게 따돌리고 제109대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뉴욕시 전 공익옹호관 출신으로 신예 정치인인 드 블라지오 당선자는 지난 12년간 뉴욕을 이끈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후임으로 내년 1월 취임한다. 이로써 민주당은 공화당 소속이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시장에 이어 애초 공화당 소속이었다가 무소속으로 바꾼 블룸버그에게 빼앗겼던 뉴욕시장 자리를 20년 만에 되찾았다. 드 블라지오 당선자는 "시민들은 뉴욕이 가야 할 진보적 길을 선택했고 오늘이 그 새로운 출발"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으로 맨해튼 토박이인 드 블라지오는 뉴욕대와 컬럼비아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동성애 전력이 있는 7살 연상인 흑인 아내와 혼혈인 아들, 딸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 다문화가정과 소수자를 비롯한 중산층으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블룸버그 시장의 친기업적 성향과 달리 부유층 소득세 인상 등을 공약으로 내건 그는 세제와 사법제도 등에서 강력한 개혁을 추진할 예정이다.

버지니아, 친 클린턴ㆍ오바마 후보 승리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선 전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 출신인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 후보가 106만표를 얻어 현 검찰총장인 켄 쿠치넬리(100만표) 공화당 후보를 근소한 차로 이겼다. 버지니아는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혔을 만큼 민주당에선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이, 공화당에서도 차기 대권 주자인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 등 양당 거물들이 총출동해 선거전을 펼쳤다. 오바마 대통령 2기 임기 이후의 민심 풍향계로 주목을 받은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승리함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추진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매컬리프 당선자는 40만명의 저소득층 주민을 상대로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공화당 '대권 잠룡' 크리스티 압승

현 뉴저지 주지사인 공화당의 크리스티 후보(124만표)는 민주당의 바버라 부오노 후보(78만표)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민주당 텃밭인 뉴저지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한 크리스티 당선자는 지역정치인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 속에 2016년 미 대선에서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 검사 출신으로 공화당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온건하고 합리적인 보수파로 분류된다. 2012년 미 대선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는 "크리스티 주지사가 다가오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당을 살려낼 수도 있다"면서 "그는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며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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