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이집트 내에서 가장 악명 높은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이 이동 수감된 보르그 알아랍 교도소는 이집트 북부 최대 항구도시인 알렉산드리아에서 30㎞ 가량 떨어진 곳으로, 사막 한가운데 있다. 2011년 '아랍의 봄'민주화 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의 30년 독재 마감 후 첫 민주화 대통령에 뽑힌 그는 지난 7월 군부로부터 축출돼 4일 첫 재판을 받을 때까지 카이로 인근 군사시설에 구금돼 왔다.
WP는 "무르시의 정치적 기반이자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인 무슬림형제단 등 지지세력의 교도소 접근을 차단하고, 카이로 토라 교도소에 수감된 무슬림형제단 수뇌부와 무르시의 연락을 단절하기 위함"이라고 이동 수감 배경을 설명했다.
무르시의 탈옥 등을 우려한 군부는 카이로 인근 군사시설에 구금했을 때도 끝까지 그 위치를 감추려 했다. 무르시가 구금된 7월 군부 협조로 그를 만났던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인사와 이집트 인권운동가들은 어둠 속에서 2시간 가량 헬기를 타고 가서야 무르시를 볼 수 있었다. 그마저 휴대전화는 압수됐고, 헬기가 출발 직후 15분간 이리저리 상공을 휘저으며 방향감각을 잃게 만든 후였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군부는 무르시의 신변보호를 위해 위치를 숨긴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출현만으로 지지세력의 결집이 강해질 것을 군부가 모를 리 없다"고 보도했다.
올해 62세로 당뇨병과 소화기 질환을 앓고 있는 무르시는 이동 수감 첫날부터 교도소 내 의료시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 무르시의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열린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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