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최근 제8회 정읍실버영화제에서 어머니와 아들간 애틋한 사랑을 다룬 영화 '엄마의 반지'로 대상을 차지한 전양수(65ㆍ사진)씨. 그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 영화를 만나면서 내 인생에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건축업에 종사하던 그가 영화계에 입문한 것은 지난 2010년. 우연히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컴퓨터 교육을 수강하다가 영상편집 기술을 배운 게 계기가 됐다. 처음엔 카메라가 낯설었지만 자신과 같은 노인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담아낸 작품이 하나 둘씩 상을 타면서 영화감독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는 2011년 제3회 서울노인영화제에서 '사랑해요, 아버님'으로 최우수상을 탄 데 이어 지난해 제5회 서울노인영화제에선 '올해의 재능감독상'까지 거머쥐면서 실버영화계에선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영화제작의 재미를 또래 노인들에게 전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60세 이상 노인들이 활동하는 '광주영상미디어클럽'을 만들고 1년 이상 봉사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덕분에 각종 공모전에 출품한 회원들의 작품 11개가 입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어엿한 영화감독으로서 그의 작품관은 분명하다. 그는 "일상을 통해 노인과 젊은 세대간 소통을 이야기하는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엄마의 반지'도 그런 생각이 그대로 묻어난 작품이다. 군 제대를 앞둔 아들이 탄피로 애인에게 줄 반지를 만들지만 애인이 변심하자 그 반지를 어머니에게 선물하면서 확인되는 모자간의 애틋한 사랑을 풀어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