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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플러스한국 인물 - 물 전문 서적 낸 이태관 계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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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플러스한국 인물 - 물 전문 서적 낸 이태관 계명대 교수>

입력
2013.11.0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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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가 생수(生水)면, 수돗물은 사수(死水)?

대구는 전국에서 물에 관심이 가장 많은 도시다. 1994년 지역에서 발생한 페놀사건은 1950년대 이후 발생한 대한민국 환경 10대 사건에 손꼽힐 정도로 파장과 상처가 컸다. 그런 만큼 물을 고를 때 여간 까다롭지 않다. 2015년에는 지역에서 세계 최대의 물 관련 국제행사인 ‘세계 물 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이래저래 물이 핫이슈다. 이런 즈음에 나온 이태관(51)교수의 (북마크)는 단박에 필독서로 급부상했다. 이 교수는 일본 도호쿠대에서 수도공학전공으로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30년 가까이 물 연구에만 전염해온 지역 최고이 물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책에서 마시는 물을 비롯해 4대강 녹조와 세계적인 물 이슈들에 대한 해설과 전망, 전문가로서의 해결책 등을 제시하고 있다.

생수 40%가 수돗물로 만든 입병수라면?

그가 제일 먼저 짚고 넘어가는 물 문제는 ‘생수’다. 그는 생수라는 말 자체에 제동을 건다. 그는 생수와 수돗물의 차이는 그야말로 “한끝 차이”라고 주장한다.

“지구정책연구소(EPI)에 의하면 전세계에 판매되는 생수의 40%는 천연광천수가 아니라 수돗물로 만듭니다. 수돗물을 떠다가 염소 성분을 제거한 후 미네랄을 인위적으로 넣는 것입니다. 우리는 출처도 모르는 미네랄이 든 물을 다량으로 다시고 있는 셈입니다.”

그는 생수를 ‘병입수’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1994년 ‘음용수관리법’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미 지자체에서 만든 수돗물 병입수 판매를 허용한다면 지자체의 수도 재원도 여유가 있었을 것이고, 수돗물에 대한 불신도 종식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소위 생수 업체들이 수돗물을 생수로 처리해 판매하는 현 상황을 미리 내다본 셈이다.

그는 4대강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4대강 하면 녹조, 또 녹조하면 당장 보를 철거해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되는데 그는 여기에 어깃장을 건다. 녹조가 과연 보만의 탓인가, 하는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보를 일시에 철거한다면 또 다른 환경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4대강 사업 이후 영산강은 수질이 개선되었는데 덮어놓고 철거하면 좋은 효과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낙동강 녹조, 정부 탓만 할 일 아니다

녹조에 대해서도 보 때문에 물의 체류 시간이 길어진 것도 한몫했지만 근본적으로 물 안의 생태계가 파괴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물에서 한 종류의 생물만 번식할 때는 건강한 생태계의 고리가 끊어진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 원인을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증류수’ 때문이라고 짐작한다.

“하수처리장을 거치면 죽은 물이 됩니다. 깨끗하긴 하지만 그 안에 생명이 없는 셈이죠. 이 물이 낙동강 물의 60%를 차지합니다. 맑은 물에는 고기가 없다는 말도 있듯이 이런 물에는 다양한 생명이 깃들 수가 없습니다.”

그는 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시민에 달렸다고 결론 내린다. 정수 시스템에 의존하지 말고 그에 앞서 물을 아껴 써야 건강한 강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도랑 살리기를 제안한다.

“과거에는 집집마다 쓴 물이 도랑으로 흘러드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내가 버린 물이 강으로 간다는 것을 매일 눈으로 학습한 셈이지요. 도랑 살리기 운동에 성공한 일본의 다마나시의 경우 물의 깊이가 10cm도 채 안 되는 도랑에 송사리가 삽니다. 그만큼 물을 깨끗하게 쓰는 것입니다. 우리도 복개해버린 도랑을 다시 살려내는 환경 개선 사업을 해야 합니다.”

그는 “낙동강의 녹차 라떼도 그 누군가의 잘못이 아닌 결국 우리의 책임”이라면서 “도랑을 살리기 운동 등을 통해 시민들의 환경 의식을 높여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전문가가 빠진 물 포럼?

2015년에 열리는 물 포럼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 물 포럼을 주도하는 이들은 세계적인 물 처리 기업의 CEO들이다. 올해 7월에 열린 물 포럼 사전 준비에는 환경학자가 한 명도 초청받지 못했다. 그는 “국제 물장수들이 국내 물 산업을 진작시키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상업적 의도”까지 읽힌다고 밝혔다. 이른바 지구와 환경, 물과 인간의 관계를 조망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모임이 아니라 시장 확대의 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물은 상업적 논리보다는 환경과 윤리의 문제에 더 가깝다”면서 “기업의 이익보다 물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으로 물 부족 현상이 본격화할 것입니다. 인류는 이를 최소화하려는 환경ㆍ윤리적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정부나 국제기구에만 맡겨놓아서도 안 됩니다. 공동의 책임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물은 우리의 미래이자 생명입니다!” / 김광원 기자

◆ 이태관 교수는... 경희대학교 환경학과에서 학사를 받고, 일본 도호쿠대(Tohoku University) 토목공학과에서 수도공학전공으로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현재 계명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환경기술개발원(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원과 낙동강환경원 원장, 대한환경공학회 대구경북지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교수와 환경부 조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질과 물환경 정책 등 정부에 자문을 해주고 있으며, 조류(藻類)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로서 특히 물 관리 정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역서로 《수환경보전을 위한 생물학》 등이 있으며, 《환경제도 따라하기》, 《환경학 개론》, 《하폐수처리기술의 개발과 응용》 등을 공동 집필했다.

김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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