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6일 윤석민(KIA) 오승환 박한이(이상 삼성) 등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21명을 공시한 가운데 내년 시즌부터는 용병보유 한도가 3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더 이상 외국인 투수 쏠림 현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0개 구단 단장들은 지난 5일 충북 청원에서 회의를 열고 2014년도 외국인 선수 보유수 확대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1군 엔트리에 3명까지 등록할 수 있고 경기에는 2명만 출전시키는 방안이다. 이 같은 합의 내용은 다음 달 열리는 이사회에 안건으로 올려질 예정이고, 각 구단 대표들이 최종 승인하면 팀 당 외국인 3명 시대가 도래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외국인 선수 보유 방식이다. 각 구단 단장들은 이번에 외국인 선수 3명을 같은 포지션의 선수로 채울 수 없게 합의했다. 야수를 2명 영입했다면 나머지 1명은 반드시 투수, 반대로 투수가 2명이라면 나머지 한 자리는 야수로 채워야 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2년 연속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투수였던 상황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외국인 타자의 보유는 의무적이다.
한 구단 단장은 "올 시즌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났다 해도 대부분의 구단들은 터지지 않는 장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번 결정이 장타력 감소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타자가 단번에 국내 리그에 적응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좋은 선수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영입 작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래 성공적인 외국인 타자로는 타이론 우즈(전 두산) 클리프 브룸바(전 현대) 펠릭스 호세(전 롯데) 제이 데이비스, 카림 가르시아(이상 전 한화) 등이 꼽힌다. 라이언 가코(전 삼성), 코리 알드리지(전 넥센)의 영입은 실패한 사례로 간주된다.
우즈는 1998~2002년까지 통산 174홈런 510타점으로 두산의 중심 타선을 이끌었다. 김동주, 홍성흔, 심정수 등과 함께 막강한 중심 타선을 형성했다. 브룸바의 통산 성적은 5시즌 동안 116홈런 390타점. 현대 시절 스카우트로서 브룸바를 영입했던 염경엽 넥센 감독은 "처음에는 별 다른 활약이 없었지만, 적응 기간을 마치고 좋은 타구를 연방 날렸다"고 회상했다.
만약 내년 시즌 제 2의 우즈, 제 2의 브룸바가 나온다면 확실히 볼거리는 늘어날 전망이다. 올 시즌 일본에서도 네덜란드 출신의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 역대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인 60홈런을 터뜨리며 흥행에 앞장 섰다. 최근 몇 년 간 지나친 스몰 야구로 남성 팬들의 감소가 눈에 띄는 가운데, 내년부터 화끈한 공격 야구가 펼쳐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한편 이날 공시된 선수 중 FA 계약을 원하는 선수는 8일까지 KBO에 FA 자격 승인을 요청하고, KBO는 9일 FA 승인 신청 선수를 공시한다. FA 승인을 신청한 선수는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원 소속구단과 우선 협상할 수 있다. 계약이 불발되면 FA 신청 선수는 17일부터 23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다른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이 기간에도 계약하지 못하면 FA 신청 선수는 24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비롯해 전 구단과 다시 협상할 수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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