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전국의 수렵장이 일제히 개장한 가운데 총기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개장 지역이 줄면서 한 곳에 많은 엽사들이 몰리다 보니 사고위험도 어느 때보다 높다는 지적이다.
5일 오후 1시50분쯤 경북 청송군 부남면 야산에 더덕을 캐러 간 이모(46ㆍ경북 청송군 청송읍)씨가 온몸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등과 옆구리 등에 산탄총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총상이 있었고, 20㎝ 가량 깊이의 흙구덩이 속에 눕혀진 채 낙엽과 나뭇가지 등으로 덮여 있었다.
이씨는 2일 오전 8시쯤 더덕을 캐러 간 뒤 연락이 끊겼고, 이튿날 가족들에 의해 실종신고가 된 점에 비춰 집에서 나간 2일 사냥꾼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뒤 유기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올해 청송군에서 수렵허가를 받은 711명 중 2일 총기 반출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 중이다.
앞서 수렵장 개장 첫날인 1일 오후 5시쯤 경북 성주군 금수면 후평리 야산에서 멧돼지 사냥을 나간 이모(51)씨가 동료 김모(59)씨의 총에서 발사된 탄환에 맞아 숨졌다. 경찰은 수렵에 나선 이들이 멧돼지를 발견하고 뒤쫓던 중 김씨가 비탈에서 미끄러지면서 오발, 변을 당했다.
이뿐만 아니라 강원도 횡성에서도 2일 밭일을 하던 70대가 엽장에서 날아온 엽총 산탄에 맞아 부상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수렵장 총기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는 전국에 개장한 수렵장이 22개 지역으로 지난해 37개 지역보다 크게 주는 바람에 특정 지역으로 많은 엽사들이 몰려 사고위험을 높이고 있다. 특히 경북은 지난해 청도 경주 포항 등 10개 지역에서 올해는 성주 의성 청송 3곳뿐으로 총기사고는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산에 풀이 무성한 편인데다 좁은 지역에 많은 엽사들이 몰려 사고 위험이 높다”며 “등산로를 벗어나지 말고, 노란색 등 눈에 잘 띄는 밝은 색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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