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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아이리버… 최고급 음질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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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아이리버… 최고급 음질로 승부수

입력
2013.11.0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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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이어쇼 2013'. 국내 최대 규모의 오디오 전시회인 이 행사에서 고급형 오디오 제품들을 제치고 정작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은 제품은 손바닥만한 휴대기기다.

바로 아이리버가 만든 'AK10'이다. '별의 중심'이란 뜻을 지닌 아이리버의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을 달고 나온 'AK10'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뛰어난 음질 때문이다.

제품도 놀랍지만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제조업체다. 아이리버는 한 때 최고의 MP3 재생기를 만드는 국내 업체로 꼽히며 매출이 4,540억원, 2004년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25%를 차지했다. 하지만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MP3를 대체하면서 아이리버도 끝없이 추락했고, 주인이 보고펀드로 바뀌었다.

아이리버가 바닥에서 일어서기 위해 선택한 것은 고급형 오디오기기다. 이유는 1999년 창업 때부터 고음질의 휴대용 오디오 기기를 연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MP3 재생기를 개발하느라 잠시 접어 두었지만 저력은 남아 있었다.

변신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정석원 마케팅실 상무는 "IT기기의 기능이 갈수록 많아지고 복잡해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오히려 단순하게 가기로 했다"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소리' 에 집중하자는 의견이 나와 고음질 오디오 기기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오래전부터 오디오 기기를 개발했지만 고급형 기기에 어울릴 만한 소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정 상무를 비롯한 연구개발팀은 더 나은 소리를 위해'귀동냥'에 나섰다. 그는 "작곡가, 연주가, 음악프로그램 연출자, 오디오 마니아 등 수십 명을 찾아 다니며 개발 제품을 듣게 하고 평가를 받았다" 고 회고했다. 그 결과 6개월이 지나서야 만족할 만한 소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1년 만인 지난해 10월에 첫 제품 'AK100'이 나왔다. AK100은 흔한 MP3 디지털 음원 대신 MQS라는 고음질 음원을 사용한다. MQS란 음반을 만들 때 사용하는 마스터 음원의 소리를 담고 있다. 그만큼 MP3 파일은 물론이고 컴팩트디스크(CD)의 음질도 뛰어넘는 초고해상도 음질을 자랑한다.

대신 MQS를 재생하려면 고성능 부품이 필요하다. 그 결과 AK100은 69만8,000원, 올해 5월 나온 AK120은 148만원에 이르는 등 가격이 비싸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음질을 생각하면 가격이 더 올라가야 하지만 대중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가격을 정했다"고 말했다.

AK 시리즈는 해외 반응이 더 뜨겁다. AK100은 지난해 10월부터 일본 미국 유럽 중국 등 15개국에 수출하며 3개월 만에 약 1만5,000대가 팔렸다.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초 앞으로 유행할 IT기기 4개 중 하나로 AK100을 꼽았다.

아이리버는 이제 해외에서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고급형 오디오 기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MP3 시절 명성을 다시금 되살려 보겠다는 각오다. 정 상무는 "해외에선 아직도 MP3 시절의 아이리버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AK 시리즈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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