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지주회사인 ㈜STX가 종합상사로 탈바꿈 한다. 장차 STX그룹은 변신하는 ㈜STX를 중심으로 한 소그룹으로 축소되고, 오너인 강덕수 회장도 이 곳에서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STX는 5일 향후 사업영역을 ▲석탄 석유 등 에너지 ▲철강 비철금속 등 원자재 수출입 ▲기계엔진 ▲해운물류 등 4대 축 중심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외부사업을 확대해 수익기반을 다각화 하고, 외부거래비중을 65%에서 2017년까지 96%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지주사로서 건물임대와 계열사 거래 등을 통해 '편안하게' 영업을 해왔지만, 사실상 그룹이 해체된 만큼 이젠 독자생존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STX는 이 같은 사업구조개편을 통해 2017년 매출 2.2조원, 영업이익 4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STX그룹은 ▲STX팬오션과 STX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고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엔진은 채권단 자율협약상태이며 ▲STX에너지는 일본 오릭스에 매각됐다.
법정관리와 달리 자율협약의 경우, 나중에 회사를 되찾을 수도 있지만 현재 절차상 쉽지는 않을 전망. STX조선해양은 이르면 이달 말 출자전환과 함께, 최대주주 지분이 100대 1로 무상 감자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지주사나 강 회장의 손을 떠날 공산이 크다. 강 회장은 이미 채권단 압박으로 지난 9월 CEO에서 물러난 상태다. STX엔진의 경우, 강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는 있지만 출자전환이 확정되어 있고, STX중공업도 채권단이 새 대표이사 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수순대로 진행될 경우 STX그룹이 지주사인 ㈜STX가 STX마린서비스, STX리조트 정도를 거느린 '미니그룹'으로 축소된다. ㈜STX의 최대주주이자 강 회장 소유였던 포스텍이 이날 ㈜STX지분을 전량 시장에 내놓기는 했지만, 강 회장은 여전히 ㈜STX의 대표이사이자 6.65%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이 미니그룹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관계자는 "재기를 위해선 작더라도 비빌 언덕이 있는 게 중요하다 강 회장으로선 일단 ㈜STX를 기반 삼아 경영정상화에 주력한 다음 외부자본유치 등을 통해 자율협약에 들어간 계열사들을 되찾을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 결코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고 말했다.
관건은 ㈜STX 자체의 정상화다. ㈜STX는 현재 채권단으로부터 '조건부 자율협약'안을 받아놓은 상태인데, 만약 자율협약이 개시가 되면 작지만 미니그룹의 지주사로서 존속하게 된다. 물론 채권단은 어떤 형태로든 강 회장의 책임을 끝까지 묻는다는 입장이지만, 주력계열사를 모두 내놓은 강 회장 역시 더 이상은 물러날 곳이 없는 상태라 최종 의견조율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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