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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심판 청구] "전신 민노당 창당부터 이석기 RO까지 북한이 지속적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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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심판 청구] "전신 민노당 창당부터 이석기 RO까지 북한이 지속적 개입"

입력
2013.11.0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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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5일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며 통진당을 ‘진보를 가장한 자유민주체제 위해(危害) 세력’으로 규정했다. 통진당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진보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강령과 규약 등에 나타난 정당의 ‘목적’과 구체적인 ‘활동’ 모두 북한의 지령을 철저히 따르는 ‘종북 정당’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먼저 통진당의 최고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가 김일성의 사상이자 북한의 건국이념을 계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강령에 등장하는 ‘종속적 한미동맹체제 해체’는 대한민국을 미국의 식민지로 보는 북한의 주장과 같고, ‘국가 기간산업 등의 민영화 추진 중단, 생산수단의 소유구조 다원화와 공공성 강화’는 ‘생산수단은 국가와 사회협동단체가 소유한다’는 북한 헌법을 따른 것이라고 적시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공약 중 하나였던 ‘코리아연방공화국’도 북한 사회주의체제로의 통일을 뜻한다고 봤다.

하지만 표현의 유사성 등으로 ‘통진당=종북’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진보적 민주주의’는 해방공간에서 사회주의자뿐 아니라 몽양 여운형을 비롯한 중도좌파까지 두루 사용했던 말이다.

법무부가 강령 분석보다 더 강조하는 것은 북한의 지속적인 개입이다. 2011년 왕재산 간첩단 사건을 통해 북한이 지령을 내려 ‘진보적 민주주의’를 지도이념으로 관철하도록 지시한 것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 전신인 민주노동당 창당 때부터 2011년 3당 합당 등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범 경기동부연합’ 같은 현재 통진당의 주축 세력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세를 확장하고 당권을 장악했다는 것이 법무부의 판단이다.

법무부는 구체적인 근거로 ▦2003년 민노당 고문 강모씨 간첩 사건에서 강씨가 1998년 북한으로부터 정당 준비위원회를 결성하라는 지령을 받고 북한 공작원에게 창당준비위 조직체계 등을 넘겼으며 ▦2000년 16대 총선에서 민노당이 참패한 뒤에는 ‘세력 확장에 노력하라’는 지령에 따라 NL 계열이 대거 민노당에 입당했으며 ▦2006년 일심회 간첩단 사건을 통해서는 북한이 NL 계열에 민노당 서울시당 및 정책위를 장악하라는 지령을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통진당은 뿌리부터 철저하게 종북이라는 얘기다.

법무부가 통진당 활동의 위헌성 판단 근거로 드는 것은 북한의 ‘강온 양면 전술’ 추종이다. 양면 전술이란 ‘혁명 준비기에는 혁명 역량을 축적하면서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는 폭력과 비폭력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한민국의 전복을 시도한다’는 것. 내란음모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통진당 이석기 의원이 중심이 된 RO(혁명조직)도 그 활동 중 하나이며, 통진당이 RO 활동을 조직적으로 비호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통진당이 이 의원 등 국보법 위반 전력자를 공천하거나 핵심 요직에 대거 기용한 것도 반국가활동에 의한 체제 전복 시도 또는 준비 전략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왕재산 간첩단 등 법무부가 열거한 개별 사건에 민노당 및 통진당 관계자들이 연루됐다고 해서 당 차제가 그들의 지령을 그대로 따랐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법무부가 통진당 해산 필요성의 하나로 학생운동조직이나 청소년단체와의 연계 활동을 들고 ‘차세대 종북세력 양성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공안몰이’를 예고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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