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칙개입 군인의 딸이 대통령 되니…"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논란을 둘러싸고 정부측 각료들과 야당 의원 간에 거친 설전이 오가는 등 하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현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정책질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을 집중 거론하며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정홍원 국무총리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민주당 유성엽 의원이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해임 건의를 요구하자 정 총리는 "그 분들에 대해 해임 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국군기무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김관진 국방장관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윤 의원은 "대국민 사이버전을 하고 있다"는 김 장관의 전날 발언에 대해 "국민을 상대로 공격기능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장관은 "사과할 일 아니다"며 거부했다. 그러자 윤 의원이 "정치 개입한 군인의 딸이 대통령 됐다고 군인이 이렇게 나와도 되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여당 의원들은 곳곳에서 고성을 지르며 한바통 소동이 빚어졌다. 또 새누리당 강은희 원내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귀태'발언에 이어 또다시 국가원수에 대한 직접 모독"이라고 반발하면서 논란은 장외공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정 총리는 또 "국정교과서 전환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민주당 윤관석 의원의 질의에 "워낙 다양한 역사관이 있기 때문에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서는 통일된 교과서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공론화해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해 논란을 자초했다. 다만 정 총리는 논란이 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지난 대선 기간 안보 강연에 대해서는 "(박 처장이) 진중하지 못한 표현을 한 점 시정토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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